박 대통령 연설 원색 비난 왜
북한이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에 반발하며 20일부터 열릴 예정인 이산가족상봉 행사가 무산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29일 담화에서 박 대통령의 유엔 총회연설 기조연설이 “북남관계 개선 분위기를 망쳐놓는 극악한 대결망동”이라고 주장했다.
조평통은 담화에서 “(박 대통령이) 북핵은 핵무기 없는 세상으로 나가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느니, 북은 추가도발보다는 개혁과 개방으로 주민들이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느니 하고 악담질을 하였다”면서 “이것은 우리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도발”이라고 밝혔다. 조평통은 또 박 대통령의 ‘평화통일’ 언급에 대해 “외세를 등에 업고 흡수통일을 실현해 보려는 야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반발했다.
조평통은 “남조선 당국의 무분별한 대결소동으로 하여 북남관계는 물론 모처럼 추진되고 있는 흩어진 가족, 친척상봉도 살얼음장 같은 위태로운 상태에 놓여 있다”면서 “남조선 당국자들이 지금처럼 대결악담을 늘어놓는다면 판이 완전히 깨질 수도 있다는 것이 내외여론의 일치한 목소리”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무산’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이를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북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조평통이 담화에서 “우리는 북남관계 개선을 바라지만 화해의 아량을 뿌리치고 한사코 대결하자고 달려드는 상대에게까지 계속 관용을 베풀 생각은 없다”고 언급한 점으로 미뤄 ‘경고’의 성격이 짙어 보인다. 또한 조평통이 박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지 않고 ‘남조선 집권자’라는 표현을 쓴 것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정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연설에서 북핵, 인권, 통일 등 민감한 주제를 언급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어떤 식으로든 반응을 내놓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 정도의 반응은 예견됐던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