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팀 선후배에서…PO로 만나는 두 감독
프로야구 NC 김경문 감독(57)은 ‘인파이터’다. 주변을 빙빙 돌며 기회를 노리는 ‘아웃복싱’ 대신 상대 품으로 파고들어 정면 승부를 펼친다.
‘남자 야구’로도 불린다. 과감한 배짱 승부를 펼친다. 과감한 선수 기용을 바탕으로 한 선 굵은 야구가 특징이다. 올 시즌 NC의 희생번트 64개는 리그에서 2번째로 적은 기록이다.
두산 김태형 감독(48)은 ‘리틀 김경문’으로 불린다. 야구 스타일이 김 감독을 빼다 박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찬가지로 ‘인파이터’ 스타일이다. 시즌 후반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이어졌을 때 희생번트 숫자가 다소 늘기는 했지만 시즌 희생번트 75개는 리그에서 3번째로 적다.
NC 김경문 감독(왼쪽)과 두산 김태형 감독이 두산에서 함께 선수로 뛸 때 찍은 1991년 OB 베어스 팬북 사진. | 두산 베어스 제공
둘 모두 OB-두산의 포수 출신이고, 배터리 코치를 거쳤고, 감독이 됐다. 단지 포지션과 이력만 닮은 게 아니다. 김경문 감독과 김태형 감독을 모두 아는 관계자들은 “둘의 스타일이 무척 닮았다”고 입을 모은다. 선수 시절 모습은 조금 다르지만, 감독이 된 뒤 경기 운영 스타일은 ‘판박이’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야구 관계자는 “선수 시절, 김경문 감독이 조금 더 부드러운 스타일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 시절에도 매우 강성이었다”고 평가했다. 김경문 감독이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녔다면 김태형 감독은 덩치는 작지만, 누구나 제압할 수 있는 강한 카리스마를 지녔다.
이들이 코치·감독·선수였을 때 함께 두산에서 뛰었던 정수근 해설위원의 기억에 김경문 감독은 ‘부드러운 남자’에 가깝다. 정 위원은 “슬럼프에 빠지면 김경문 당시 코치님이 따로 불러다 맛있는 거 사주셨다. 간판선수로서 열심히 해줘야 한다는 얘기 들으면 힘이 났다”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은 ‘강한 남자’에 가깝다. 정 위원은 “경기 중이든 경기 끝나고든 설렁설렁한 플레이에 대해 불같이 화를 내는 선배님이었다. 타이론 우즈도 꼼짝 못했다”며 “대신 혼내고 난 뒤에는 뒤끝 없이 정말 잘 해주셨다. 남자들이 좋아하는 남자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감독이 된 뒤에는 둘 모두 ‘강한 카리스마’ 쪽이 더욱 부각된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 감독을 거치면서 점점 더 강한 스타일로 변화했다.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한 팀 장악력이 팀 전체의 힘을 키우는 스타일이다. 다만 김 감독의 부드러운 면은 NC의 백업 선수들을 성장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야구 관계자는 김태형 감독에 대해 “김경문 감독 시절, 코치로서 김 감독의 스타일을 많이 배웠다. 아주 비슷한 팀 운영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태형 감독 역시, 부드럽지만 단호한 태도로 선수단을 한데 모았다. 김 감독은 12살 더 많은 띠동갑 유지훤 수석코치와 함께하고 있다. 박철우 타격코치는 3살 더 많고, 한용덕 투수코치는 2살 위 형이다. 강석천 수비코치 역시 프로야구 입단으로 치면 1년 선배다.
나이 많은 핵심 코치들과 함께 치르는 시즌은 ‘강함’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김 감독은 “나는 아무래도 초보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내가 선배님들한테 할 얘기 못하는 스타일은 아니지 않나. 대신 선배님들과 함께하면 초보 감독이 흥분했을 때 아무래도 한 번 더 생각하고 참을 수 있지 않겠냐는 계산을 했다”고 말했다.
유연함과 강함이 어우러진 두 감독의 스타일에 대해 정 위원은 “앞서 OB-두산 감독이었던 김인식 감독님의 부드러움에다 두 분 모두 자기 스타일의 강경함을 더한 야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문, 김태형 감독이 함께 선수로 뛴 것은 1991년 한 해가 전부였다. 이제 두 감독이 오는 18일 시작되는 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다. 두 감독의 ‘인파이터’ 스타일을 고려했을 때, 불꽃 튀는 정면 승부가 예상된다. 이제 가을야구가 더욱 뜨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