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기호 2번’ 애착…수도권·당직 의원들 잔류 쪽
“2번은 안 찍는대” 지역 민심에 호남 의원들 탈당 쏠려
‘공천 배제 하위 20%’ 평가 발표 전 ‘미리 탈당’ 흐름도
‘탈당이냐, 잔류냐’ 기로에 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속내가 복잡하다. 나가는 쪽도, 남는 쪽도 4월 총선을 둘러싼 이해관계 때문에 고심이 깊다.
잔류파들은 대부분 ‘기호 2번’을 포기할 수 없는 점을 우선 꼽는다. 탈당파들은 지역구 민심과 ‘물갈이 공포’를 거론한다. 양쪽 모두 결론은 ‘정치적 생명 연장의 꿈’으로 수렴되는 셈이다.
쓰레기 쓸고 야권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의원이 5일 새벽 서울 영등포역 동부광장 인근 인도에서 환경미화원들과 함께 빗자루를 들고 거리 청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기호 2번’만은 절대…”
문재인 대표를 지지하는 당내 친노·주류 그룹 의원들을 제외한 잔류파 의원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자신의 지역구에서 제1야당을 상징하는 ‘기호 2번’을 놓지 않으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수도권 지역구 의원들이 여기에 속한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5일 통화에서 “전통적으로 제1야당에 표가 집중돼 온 수도권이기 때문에 탈당을 해서 ‘기호 2번 프리미엄’을 포기하는 길을 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주류 측이라고 해도 수도권 지역구 의원이라면 섣불리 탈당 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없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당직을 갖고 있는 의원들도 잔류 쪽에 무게를 둔다.
비주류에 속하지만 시·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의 경우 “문 대표와 그의 당 운영에 대한 불만은 많지만 현재로선 탈당보다는 지역 민심을 예의주시하며 듣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구 한 곳뿐만이 아니라 한 지역 전체를 맡은 데 대한 책임감 때문에 운신의 폭을 크게 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잔류하는 의원들도 있다. 진보적이고 선명성 있는 활동과 행보를 보여온 의원들의 경우는 아예 탈당을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가 강하다.
인재 모으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외교·안보 전문가인 이수혁 전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왼쪽)로부터 입당서를 받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탈당 이유는 ‘각양각색’
탈당을 택하려는 쪽은 주로 비주류에 속한 의원들이다. 문 대표와 친노·주류 그룹에 대한 지역구 민심 악화를 이유로 든다. 대부분 호남 지역구 의원들이 많다.
탈당을 검토 중인 한 재선 의원은 “ ‘민주당’(더민주) 달고 나오면 안 찍겠다고 하는데, 무시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74·전남 목포)도 이날 교통방송 라디오에 나와 “(내 탈당 결정을) 상당히 굳혀가고 있다. 호남에서는 80~90%가 탈당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3일쯤 끝나는 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평가 결과는 탈당 흐름의 최대 분수령이 될 공산이 크다. 평가 결과 하위 20%에 속하면 공천에서 배제되는 ‘물갈이’가 시작되는 것이다.
당내에서는 평가 결과가 나오기 전인 10일쯤을 전후해 탈당 행렬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에 속한 뒤 탈당하면 다른 당으로 출마한다고 해도 ‘패배자’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커 아예 평가 결과가 나오기 전 나갈 것이란 예상이다.
‘안철수 신당’ 후보가 자신의 지역구에서 출마하는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야권의 선거연대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제하에 안철수 신당 후보와의 대적을 피하기 위해 미리 안철수 신당으로 당을 옮기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얘기가 의원들 사이에서 적지 않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