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 호남 비주류 의원들의 탈당 후 ‘안철수 신당’ 합류가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더민주를 탈당한 권은희 의원(광주 광산을·사진 위)이 11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 ‘국민의당’ 합류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김관영 의원(전북 군산·사진 아래)도 같은 날 탈당 기자회견을 연다. 오는 13일에는 주승용 의원(전남 여수을)과 장병완 의원(광주 남구)이 동반 탈당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주가 더민주의 탈당 흐름이 분당 수준으로 커질 지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권 의원 측 관계자는 10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권 의원이 11일 광주에 오는 안 의원 등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관계자들과 함께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탈당한 후 안철수 신당과 천정배 신당을 놓고 저울질하던 권 의원이 안 의원의 국민의당을 택한 것이다.
김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지역에서 민심의 흐름이 탈당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개인적으로도 새로운 정치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탈당을 결심했다”면서 “내일 기자회견을 열어 탈당을 선언하고 ‘국민의당’에 합류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더민주 문재인 대표가 김 의원에게 전화해 “시간을 좀 더 주면 수습할 수 있으니 조금만 참아달라”고 만류했지만, 김 의원의 마음을 돌리는 데에는 실패했다. 권 의원과 김 의원은 국민의당에 발기인으로 참여한 김한길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장 의원은 이미 13일 탈당을 예고한 주 의원과 함께 할 뜻을 내비쳤다. 장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12일까지 의정보고를 마치고, 13일 주 의원과 함께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장 의원까지 탈당하면 지난달 안 의원 이후 더민주를 탈당한 의원은 14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와 함께 더민주의 현역 의원 수는 127명에서 113명으로 줄어든다.
호남에서는 이밖에도 이개호 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이 탈당을 고민하고 있다. 이 의원은 통화에서 “매년 경로당 신년 인사를 도는데, 올해만큼 민심이 팍팍한 적이 없었다”면서 “당에 잔류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해왔지만, 버티기 힘이 든다.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박지원(전남 목포) 전 원내대표도 이르면 이번주 탈당을 결행할 수 있다. 박 전 원내대표와 측근인 김영록(전남 해남·완도·진도), 이윤석(전남 무안·신안) 박혜자(광주 서구갑) 의원이 함께 움직일 경우, 더민주 탈당 규모는 20명에 육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