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박정희 묘역 참배…외연확대 위한 보수세력 껴안기
광주선 “낡은 정치 바꾸겠다”…야권 ‘호남 주도권’ 우위 포석
‘국민의당’ 창당을 추진 중인 무소속 안철수 의원(54)이 11일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호남을 찾았다. 전날 신당 창당준비위원회 발족 후 첫 행보다.
안 의원은 이날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에 분향했다. 한상진 공동창준위원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도입했고 또 굳게 세우신 분”, “박정희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 근대화 또는 산업화를 몸소 이끈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방문은 중도·보수 세력 껴안기로 풀이된다. 첫 일정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산업화를 부각, 향후 신당의 정체성과 노선을 상징적으로 예고했다.
“이승만, 자유민주주의 도입…박정희, 근대화·산업화에 헌신” ‘국민의당’ 창당 작업 중인 김한길 의원,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 안철수 의원(왼쪽에서 두번째부터)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 의원은 광주와 전남 순천으로 이동해 연쇄 간담회를 열었다. 창당 선언 후 첫 행선지로 호남을 택한 것은 야권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광주 5·18민주묘지 참배 후 기자들에게 “광주정신은 희생과 헌신의 정신이다. 희생과 헌신으로 낡은 정치를 바꾸겠다는 각오를 다진다”고 말했다. 순천경찰서 방문 후엔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국민의당’ 강령에 넣을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당시 강령에서 5·18민주화운동을 제외할 것을 제안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의사소통 과정의 오해”라고 해명했다.
앞서 광주시 서구 농성동 광주상록회관에서 열린 ‘광주 집단지성과의 대화’에서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정치를 바꿔달라는 호소가 많았다. 제가 지푸라기다. 몸이 가루가 되더라도 낡은 정치를 깰 것”이라며 ‘지푸라기론’을 폈다.
안 의원은 여수로 이동해 오는 13일 탈당을 예고한 더불어민주당 주승용 의원과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12일에는 더민주 최원식 의원과 권노갑 상임고문 등의 탈당이 예고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