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너무 뜻밖이어서 기가 막히는 듯하다’란 의미를 지닌 우리말은 ‘어이없다’이다.
그런데 오래전 한 조사에 따르면 이 ‘어이없다’가 한국인이 가장 많이 틀리는 말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어이없다’를 ‘어의없다’로 적는다는 것이다.
‘어의’보단 ‘어이’로 발음하는 게 편하다. 그런데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 그 이유를 ‘의’의 발음에서 찾을 수 있을 듯하다. ‘표준발음법’ 제5항은 단어 첫음절 외의 ‘의’는 ‘의’로 발음함이 원칙이나 ‘이’로 발음함도 허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주의’는 ‘주의’로 발음함이 원칙이지만 ‘주이’로 발음해도 된다는 말이다. 해서 평소 ‘주의’로 쓰고 ‘주이’로 발음하는 데 익숙한 사람들이 ‘어이없다’도 무의식중에 ‘어의없다’로 적는 듯하다.
국어사전에 근거하면 ‘어이없다’는 ‘어처구니없다’와 같은 뜻이다. 하지만 ‘어이없다’의 ‘어이’는 단독으로는 쓰이지 않는다. 한데 요즘 ‘어이 상실’이란 말을 쓰는 사람이 많다. ‘의욕 상실’ ‘기억 상실’ 등을 보면 구조상으로는 ‘어이 상실’을 쓸 수 있을 듯하다.
하나 ‘어이’는 ‘어이’만으로는 뜻을 가지지 못한다. 어원이 불분명해 뜻을 명확히 밝힐 수가 없어서다. 따라서 반드시 ‘없다’와 짝을 이루어 ‘어이없다’나 ‘어이가 없다’로 써야 한다. 하여 ‘어이’는 ‘상실’과는 짝을 이룰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