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우다’라는 순우리말이 있다. ‘다른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다’란 의미다. ‘에우다’와 비슷한 뜻을 지닌 말이 ‘때우다’이다. ‘간단한 음식으로 끼니를 대신하다’란 뜻이다. ‘ㅐ’와 ‘ㅔ’ 소리가 서로 비슷해서인지 ‘때우다’를 ‘떼우다’로 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떼우다’는 사전에 없는 말로 비표준어다.
‘때우다’처럼 무엇인가를 대신한다는 의미로 ‘땜빵’이란 말도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인다. 인터넷상에서 ‘땜빵 수업’ ‘땜빵 출연자’ 같은 글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땜빵’은 ‘빈자리를 대신하는 사람’을 뜻한다.
‘땜빵’의 ‘땜’은 ‘땜질’에서 온 말이다. ‘땜빵’의 ‘빵’을 두고는 이견이 있지만 대개 ‘빵꾸’에서 온 것으로 본다. ‘빵꾸가 난 자리를 땜질한다’란 뜻에서 ‘땜질과 빵꾸’가 결합한 후 다시 ‘땜빵’으로 줄어든 것이다. ‘땜빵’은 많이 사용되지만 비속어 취급을 받는다. 또 ‘빵꾸’는 구멍을 뜻하는 일본어 잔재다.
하여 신문이나 공식적인 글에서 비속어를 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대부분의 국어사전에 ‘땜빵’이란 말도 없다. 다만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에만 ‘땜빵’이 올라 있을 뿐이다. 한국어대사전은 ‘연기자가 아파서 내가 땜빵으로 출연했다’란 예문과 함께 ‘땜빵’을 ‘남의 일을 대신하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풀이해놓았다.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이 좀 더 적극적으로 현실 언어를 반영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