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브랜드 엠리밋은 올해 스포츠 브랜드로 새단장하면서 TV광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피트니스와 요가, 필라테스, 수상스포츠 등 각 분야에서 이름난 전문 강사들에게 자사 제품을 입혀 그들이 땀 흘리는 영상을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에 올릴 계획이다. 평소 운동을 즐기는 20~30대가 주고객층인 만큼 특정 분야의 전문가를 통해 제품력을 강조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엠리밋은 경량성·통기성·신축성 등 그간 축적한 아웃도어의 기능성을 활용해 스포츠 활동에도 적합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국내 패션업계가 아웃도어를 잇는 새로운 먹거리로 ‘애슬레저(athleisure)’를 주목하고 있다. 애슬레저는 애슬레틱(Athletic·운동)과 레저(leisure·여가)의 합성어로,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는 운동복을 뜻한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각광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국내 애슬레저 시장 규모는 4000억원으로, 2018년에는 2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패션업체들마다 애슬레저를 적용한 제품을 내놓거나 기존 브랜드 콘셉트 자체를 바꾸고 있다.
엠리밋의 요가·필라테스 제품
휠라코리아는 지난해 브랜드 정체성을 ‘스타일리시 퍼포먼스’를 재정립했다. 아웃도어와 잡화 등은 접고 기존 스포츠웨어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전체 제품군은 20~30대 초 젊은층을 겨냥해 일반 트랙 스포츠용인 ’트랙퍼포먼스’, 실내 스포츠용인 ‘피트니스 퍼포먼스’, 선수 및 전문가용인 ‘하이브리드 퍼포먼스’ 등 3개 라인으로 분류했다. 1990년대를 풍미했던 휠라 농구화나 빅 로고 티셔츠 등으로 대표되는 라이프스타일 라인 ‘휠라 오리지날레’는 별도로 구성했다.
아이더가 선보인 모멘텀 라인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는 애슬레저 트렌드에 특화된 ‘모멘텀’ 라인을 선보였다. 외부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워킹, 트레일 러닝(비포장도로 달리기)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기능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간 아이더는 걷기나 달리기를 할 때 착용하기 좋은 의류와 신발 등을 선보이기는 했으나 단독 라인으로 구성해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밀레는 애슬레저로 활용할 수 있는 ‘RSC 라인’을 전체 물량의 30%에 달하는 수준으로 확대했으며, 올해 트레이닝복을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블랙야크도 등산이나 캠핑 외에도 자전거나 보드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할 때 입는 ‘스포츠 블루’ 라인을 확대할 계획이다.
밀레가 올해 처음 출시한 트레이닝복
패션기업 필앤엘은 지난해 프랑스 ‘엘르 스포츠’ 판권을 샀다. 건강한 삶을 위한 스포츠 활동과 도시적 감성, 편안함을 바탕으로 중저가 스포츠웨어 브랜드로 자리잡겠다는 계획이다. 의류업체 젯아이씨는 이탈리아 스포츠 브랜드 ‘엘레쎄’를 국내에 재론칭하고 브랜드의 새 얼굴로 가수 AOA를 발탁했다. 지난 5일 대구에 1호점 매장이 문열었다.
글로벌 브랜드 진출도 늘고 있다. 요가복의 샤넬로 불리는 룰루레몬은 지난해 서울 청담동에 쇼룸을 열고 국내에 처음 진출했다. 미국 스포츠 브랜드 스파이더(SPYDER)도 지난해 전문 스키복을 비롯한 고급 스포츠웨어, 기능성 트레이닝복, 라이프 스타일웨어 등을 선보였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선보인 헤드-에고 라인
애슬레저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존 스포츠 브랜드들은 여성 특화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2년 출시한 스포츠 브랜드 헤드의 여성 스포츠웨어 전문라인인 ‘에고(EGO)’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보다 원피스와 스커트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을 추가해 속옷부터 외투까지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일 방침이다.
수영복으로 유명한 동인스포츠 ‘아레나 스포츠’도 지난해 서울 강남 가로수길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래쉬가드와 애슬레저 제품을 선보이는 등 스포츠웨어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엠리밋 정재화 기획총괄 이사는 “몇 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애슬레저 열풍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건강을 챙기는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것”이라며 “스포츠 웨어를 일상에서도 입는 트렌드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