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 첫 우승
10년 만에 ‘태극낭자’ 다시 등극
‘파이널 퀸’ 신지애(28·스리본드)가 9년 동안 호주에서 이어진 ‘한국의 준우승’ 징크스를 깨며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LET)에서 처음으로 우승했다.
신지애는 28일 호주 골드코스트 RACV 로열 파인스 리조트(파73·6445야드)에서 열린 RACV 레이디스 마스터스(총상금 25만유로)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8타를 기록한 신지애는 2위 홀리 클라이번(잉글랜드)을 3타 차로 따돌렸다. 우승 상금은 5만7502호주달러(약 5100만원)다.
신지애가 28일 RACV 레이디스 마스터스 우승 컵을 들고 웃고 있다. 골드코스트 | EPA연합뉴스
신지애는 13번 홀(파4)까지 카밀라 렌나르트(스웨덴)와 공동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렌나르트가 14번 홀(파3)에서 한 타를 잃고, 신지애는 15, 16번 홀에서 연속 버디로 3타 차를 만들며 승기를 잡았다. 1타 차 단독 선두였던 신지애는 15번 홀(파5)에서 먼저 약 3m 버디 퍼트에 성공, 2타 차로 달아났고 반면 렌나르트는 비슷한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치면서 추격할 힘을 잃었다. 기세가 오른 신지애는 16번 홀(파3)에서도 티샷을 홀 3m 정도 거리에 붙이면서 한 타를 더 줄여 사실상 렌나르트의 추격을 뿌리쳤다.
LET와 호주여자프로골프(ALPG)가 공동 주관한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것은 2006년 양희영(27·PNS)이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해 1위를 차지한 이후 10년 만이다. 이후 한국 선수들은 2007년 신지애를 시작으로 2008년 신현주, 2009년 유소연, 2010년 이보미, 2012년 김하늘과 유소연, 2013년 최운정 등이 준우승만 거푸했다. 지난해 대회에서는 호주교포 오수현이 우승했으나 호주 국적의 선수였다.
신지애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11승,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21승을 거뒀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도 12승을 챙겼다. 2008년과 2012년 브리티시 여자오픈, 2010년 에비앙 마스터스 등 메이저 대회 또는 LPGA 투어에서 우승한 적이 있지만 LET 대회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우승으로 신지애는 3월3일 개막하는 JLPGA 투어 2016시즌도 힘차게 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