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장난감이 쌔고 쌔비렸는데, 또….” 글쓴이가 어릴 적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면 어머니가 자주 하던 말이다. ‘쌔고 쌔비렸다’는 경상도 지역에서 쓰는 방언이다. 주로 무엇이 ‘흔하고 많이 있다’란 의미로 쓰인다. ‘쌔고 쌔비렸다’의 표준어는 ‘쌔고 쌨다’이다.
‘쌔고 쌨다’는 동사 ‘쌔다’에서 나온 표현이다. ‘쌔다’는 ‘쌓이다’의 준말이다. ‘쌓이다’에서 ‘ㅎ’이 탈락하여 ‘싸이다’가 된 뒤 다시 ‘쌔다’로 줄어든 것이다. ‘쌔고 쌨다’는 ‘쌓이고 쌓였다’의 준말인 셈이다. 해서 ‘아직 눈이 쌓여 있다’나 ‘아직 눈이 쌔어 있다’는 같은 뜻이다.
요즘은 ‘쌔다’의 쓰임새나 사용 범위가 많이 좁아졌다. 하여 ‘쌔다’가 단독으로 ‘쌓이다’의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는 입말이나 글말에서 거의 볼 수 없다. 다만 ‘쌔고 쌘 것이 남자’ ‘빈방이 쌔고 쌨다’에서 보듯 ‘쌔다’는 어간을 반복해 단어의 뜻을 강조하는 표현인 ‘쌔고 쌔다’와 같은 관용구 형태로 주로 쓰인다.
어간을 반복해 단어의 뜻을 강조하는 것은 우리말 특성 중 하나다. ‘길고 길다’ ‘높고 높다’ ‘많고 많다’ ‘하고하다’가 다 그런 경우다. ‘하고하다’는 한 단어로 국어사전에 올라 있다. 나머지는 모두 띄어 써야 한다. 이 중 ‘많고 많다’ ‘하고하다’는 ‘쌔고 쌔다’와 같은 뜻이다. ‘하고많다’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