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내 생각이 ‘맞다’는 것을 인정했다.” 흔히 쓰는 표현이다. 그런데 국어사전에 근거하면 이 문장의 ‘맞다’는 말법에 어긋난, 잘못된 말이다. 이 문장에서 ‘맞다’는 ‘맞는다’로 써야 적절한 표현이 된다. ‘맞다’는 형용사가 아니라 동사이기 때문이다.
동사와 형용사는 같은 용언이지만 그 쓰임의 정도에 차이가 있다. 그중 하나가 형용사는 기본형(으뜸꼴)을 쓸 수 있지만 동사는 기본형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꽃 중에서도 역시 봄꽃이 최고로 아름답다’는 자연스럽지만 ‘그는 정말 우리말을 열심히 공부하다’는 어색한 것이다.
‘맞다’에서 나온 말인 ‘걸맞다’ ‘알맞다’가 형용사여서 ‘맞다’ 역시 형용사로 여기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일상생활에서는 입말뿐만 아니라 글말로도 활용형 ‘맞는다’를 써야 할 자리에 기본형인 ‘맞다’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 그렇게 해도 크게 어색하지 않다. 해서 언중의 언어 습관을 무조건 무시하기도 어렵다.
많은 이들이 언어생활에서 ‘맞다’를 형용사처럼 활용한다는 점을 고려해 ‘맞다’에 형용사 기능을 부여하면 어떨까 한다. 형용사로서의 쓰임새도 인정하자는 뜻이다. ‘감사하다’ ‘자라다’ ‘크다’에서 보듯 우리말에 동사와 형용사 역할을 동시에 하는 단어가 없는 것도 아니다. 사전이나 문법에 얽매여 ‘맞다’를 동사로 한정해 쓰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