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역대 대법원장들 ‘영상 자서전’ 남긴다

대법원이 역대 대법원장 등 주요 고위 법관들의 인터뷰 영상을 기록으로 남기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약 10시간 분량의 기록에는 해당 인사의 유년시절부터 재직 당시 주요 현안과 정책 등에 대한 소회가 담겨 일종의 ‘영상 자서전’인 셈이다.

23일 대법원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사업의 공식 명칭은 ‘역대 대법원장 등 법원 주요인사 구술채록 데이터베이스(DB) 구축사업’이다. 이 사업은 대법원장 등 고위 법관들의 재임 시기를 중심으로, 공식 기록물에 나타나지 않은 중요 활동을 입체적으로 파악하고 연구하기 위해 추진됐다. 행정부와 입법부의 수장인 역대 대통령과 국회의장의 구술 기록은 대통령기록관과 국회기록보존소가 DB화하고 있다.

실무 작업은 대법원 산하 법원도서관에서 진행한다. 구술 내용은 고화질 영상은 물론, 음성파일로 별도 추출하기도 하고 구술 녹취문도 작성할 예정이다. 우선 구술 기록 작업의 대상으로 역대 대법원장부터 추진하고, 추후 대법관까지 대상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김용철(92·9대), 윤관(81·12대) 전 대법원장에 대한 기록 작업을 진행했다. 기록 가운데 민감한 부분은 당사자의 요청에 따라 3~30년 후 공개 또는 사후공개로 나누기로 했다. 김 전 대법원장은 사후공개, 윤 전 대법원장은 일부 공개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는 최종영(77·13대), 이용훈(74·14대) 전 대법원장에 대해 기록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공식 기록에 담기지 않은 여러 사실을 확인해 남긴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며 “공개 부분에 대해 국민 모두에게 공개할지 여부는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