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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방지법 위험성 드러낸 국정원 통신자료 조회

입력 2016.03.23 20:51

수정 2016.03.2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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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과 검찰·경찰이 무차별적으로 국민의 통신자료를 조회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조회 대상은 국회의원, 변호사, 기자, 교수, 일반 시민까지 광범위하다. 통신사마다 시민들로부터 조회 사실 문의가 쏟아지고, 인터넷에는 무단 열람을 폭로하는 글이 넘쳐난다. 시민 누구도 통신자료 사찰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현실이다.

통신자료는 주민등록번호와 휴대폰 번호, 주소 등을 말한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이에 대해 “개인 정보 침해 가능성이 낮다”고 말한다. 무슨 근거로 이런 말을 하는가. 주민등록번호만 해도 성별과 생년월일, 본적 등 개인 기본 정보를 담고 있다. 이 자체로 중요한 정보이며, 더 내밀한 2차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열쇠가 된다. 주민번호 수집을 엄격히 금지하는 개인정보보호법이 제정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수사기관은 통신 조회 사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정보 침해성이 낮고, 수사의 비밀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르는 사이에 개인 정보를 탈취당하고 어떻게 이용되는지도 모르는 시민으로선 불안할 수밖에 없다. 시민 불안 해소 책무가 있는 국가 기관이 되레 불안을 부추기는 격이다. 더 큰 문제는 통신자료 조회의 오·남용이다. 같은 날 동일한 수사관이 한 사람의 통신자료를 여러 차례 조회하거나 ‘긴급 요청’이란 명목으로 서면요청도 없이 조회한 경우도 많았다. 수사기관의 통신 조회가 앞뒤를 가리지 않고 무절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수사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조회한다고 해도 이를 막거나 확인할 방법이 없다.

국정원 등의 무분별한 통신 사찰은 테러방지법의 위험성을 새삼 부각한다. 이 법은 영장 없는 휴대폰 무제한 감청을 허용한다. 소득, 금융거래 내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 등 모든 개인 정보 추적수사도 가능하다. 시민에 대한 일상적 사찰과 기본권 침해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인권 침해의 전력을 가진 정보기관이 테러방지법까지 휘두르게 됐으니 암담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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