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파는 아메리카노 커피 한잔 가격은 4000원 안팎이다. 최근에는 볶은 커피 원두를 곱게 빻아 끓는 물을 부어 걸러낸 드립커피가 인기를 끌고 있다. 1만원을 웃도는 프리미엄급 드립커피도 수두룩하다. 반면 그 절반 가격도 안되는 1500원짜리 커피도 있다. 최근 편의점 업계가 내놓은 드립커피는 500원이다. 국내 커피시장에서 가격파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관세청 통계를 보면 지난해 커피 원두는 13만7795t이 수입됐다. 베트남, 브라질, 콜롬비아 등 3개 나라가 전체 수입량의 절반을 웃돈다. 수입단가는 ㎏당 평균 4493원이다. 아메리카노 한잔에 들어가는 원두를 10g(100알) 안팎으로 계산하면, 45원어치가 들어가는 셈이다. 68개국에서 수입하는 원두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가장 비싼 것은 ‘커피의 황제’라고 불리는 ‘블루마운틴’ 산지인 자메이카로 ㎏당 7만1483원이고, 베트남산이 2223원으로 가장 싸다. 커피 한잔에 들어간 평균 품질의 베트남산 원두는 22원이고, 최고급품이라야 715원에 그친다.
원두 수입원가 중 재배 농가에 돌아가는 몫은 10%뿐이고, 농가에 적정한 수익을 돌려준다는 공정무역이라고 해도 40%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는 최근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커피 농가의 중급 원두 판매가격이 ㎏당 700원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보도했다. 에티오피아에서 5번째로 많은 원두를 수입한 한국의 수입단가는 5758원이다. 농민이 7원에 판 원두 100알은 인도양과 태평양을 건너 한국 땅에 상륙해 유통 및 가공 과정을 거치면 600배 가까이 불어난 4000원에 팔린다. 커피의 가장 중요한 원재료인 원두 값 비중은 0.2%도 안된다. 그만큼 유통비와 인건비, 시설비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커피 소비가 꾸준히 늘면서 자영업자들이 대거 커피시장에 뛰어든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4년 기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전년에 비해 42.2% 늘었다. 종사자도 48.9% 급증한 5만4616명에 이른다. 가격경쟁을 통해 커피값이 낮아진다면 소비자로서는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과당경쟁은 수많은 자영업자를 불 속으로 뛰어드는 부나방 신세로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