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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들, 뜻밖의 ‘여덕몰이’

입력 2016.03.29 22:16

수정 2016.03.29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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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 101’ 지난 3개월 돌아보니

“당신의 소녀에게 투표하세요.”

지난 1월 첫 전파를 탄 Mnet <프로듀스 101>(프로듀스)은 자극적인 소재와 설정으로 인한 많은 논란 속에서도 꾸준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해왔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미방송 영상을 공개하고 인기 투표를 하는 등 꾸준한 쌍방향 소통으로 화제성도 잡았다. 101명의 여자 아이돌 연습생 중 직접 투표를 통해 11명을 뽑는다는 설정인 만큼 남성팬들의 비중이 높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사실 <프로듀스>의 성공을 이끈 데엔 ‘여성팬’의 힘이 컸다.

소녀들, 뜻밖의 ‘여덕몰이’

■여성 시청률 수직 상승

<프로듀스> 1~9화 타깃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자료에 따르면 주요 시청층인 10~30대 모든 연령대에서 여성 시청자 수가 남성 시청자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특히 10대의 경우 남성 타깃 시청률이 1.1%였으나 여성 타깃 시청률은 4.4%로 4배나 높았다. 20대의 경우에도 남성 시청률은 0.9% 수준에 머물렀으나 여성 시청률은 3.0%로 3배 이상 높았다. 통상 TV 시청률이 여성이 남성에 비해 높긴 하지만 이는 유사한 포맷인 Mnet <슈퍼스타K>의 대략적인 20~30대 여성 대 남성 시청률 성비 2 대 1에 비해서도 유의미하게 높은 수치다.

여성의 시청률 상승 속도도 가팔랐다.

30대 여성 <프로듀스> 1회 시청률은 0.3%로 30대 남성 시청률(0.6%)의 반절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 25일 방영된 9회에선 남성 시청률(0.5%)의 6배 수준인 3.1%를 기록했다. 1회보다 10배나 상승한 수치다. 10대 여성 시청률도 1회에서 9회에 이르기까지 4배 이상 껑충 뛰어 전체 성별·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10대 남성 시청률 상승은 3배에 못미쳤다. 처음엔 호의적이지 않았던 여성 시청층이 회차가 계속될수록 점점 프로그램에 빠져들었다는 진단이 가능하다.

<프로듀스> 관계자는 “투표, 응모가 대부분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을 통해 이뤄져 정확한 성별 정보는 파악하기 힘드나 현장에선 여성팬의 비중이 높은 것을 실감한다”며 “특히 공개 오디션 땐 현장을 찾은 팬들 가운데 여성팬들이 60% 이상을 차지할 만큼 호응이 높았다”고 말했다.

<프로듀스 101> 3차 평가에서는 22명의 연습생이 살아남았다. 왼쪽부터 3차 평가 1위 전소미, 2위 김세정, 3위 최유정.

<프로듀스 101> 3차 평가에서는 22명의 연습생이 살아남았다. 왼쪽부터 3차 평가 1위 전소미, 2위 김세정, 3위 최유정.

■여심 어떻게 잡았을까?

예쁘고 어린 여자 아이돌 연습생들이 등장해 초기 콘셉트가 공개됐을 때 ‘성상품화’란 비난도 나왔던 <프로듀스>가 급속도로 ‘여심’을 사로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엔 <프로듀스>가 통상 여성들 사이의 경쟁 구도에서 예상되는 ‘질시’ ‘암투’란 틀을 벗어나 ‘연대’ ‘우정’을 강조했다는 점이 일조했다. ‘국민 프로듀서’들의 투표로 11위권이 결정되는 경연 프로그램인 만큼 누가 ‘센터’를 맡고, 누가 카메라의 주목을 받느냐는 연습생들에게 있어 명운이 걸린 문제다. 그럼에도 카메라는 서로의 실력을 향상시키고 함께 의논해 팀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하는 연습생들의 모습을 비췄다. 실제 실력평가에서 ‘A등급’을 차지한 김세정 연습생이 ‘F등급’ 김소혜 연습생을 돕는 장면은 결과적으로 두 연습생 모두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줬다.

미디어평론가 김선영씨는 “어린 여자아이들이 가혹한 환경 속에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자주 나오면서 여성들의 공감, 보호본능을 자극한 부분이 있다”며 “또한 여성들이 직접 자신의 실력을 갖고 경연을 통해 성공하는 스토리가 희소한 방송 환경 속에서 <프로듀스>가 여성들의 심리를 대리만족시켜준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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