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주장도
4·13 총선 결과 정치권의 가장 큰 변화는 거대 양당제 중심 정치지형이 ‘3당 체제’로 바뀐 것이다.
유권자들의 교차투표 등으로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의 양당 구조가 깨지고 국민의당이 38석을 얻으며 3당 원내교섭단체 구도로 20대 국회가 짜여졌다. 유권자들이 기존 의회 권력을 점유해온 양당 시스템을 거부하고 사실상 다당제 정치를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정치권이 자초한 일이라는 지적이 많다.
각종 현안들에서 여야 두 정당이 정쟁만 하다 해결점을 찾지 못하면서 굵직한 민생현안 처리 등은 외면돼 왔고, 그 결과 정치혐오 현상은 증폭돼 왔다. 선거 때마다 ‘이 당 아니면 저 당’만 선택해야 하는 구조가 고착화되다보니, 여당은 민심과 괴리된 정책을 펴고 야당은 ‘못해도 2등’이라며 안주해왔다. 유권자들은 마음속 정답이 아닌 선택지도 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 과정에서 투표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사표가 증가해 선거마저 여론을 왜곡했다.
결국 3당 체제 출현은 이 같은 현실을 유권자들이 직접 ‘심판’한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는 15일 통화에서 “두 당이 양당 구도에 안주하고 함께 ‘담합’을 해온 게 사실”이라며 “이제는 모두가 민생을 위해 경쟁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평가했다.
다당제 국회가 되면서 선거제도 변화도 재조명되고 있다. 근본적으로 양당 승자독식 체제를 낳는 현행 소선구제가 아니라 지역구별로 2~3인을 뽑는 중대선거구제나 각 당이 권역별로 비례대표 후보를 출마시켜 선택을 받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등 다당체제를 제도화할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나 결선투표제 등을 도입한다면 사표를 줄이며 여론을 더 충실히 반영하게 돼 다당 구도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