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임기 종료 전 교체보수화된 사법부 변화 예고
‘여소야대’인 20대 국회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에 치명적 변수다. 박 대통령 임기 종료 전 교체해야 하는 국회 임명동의 대상자 6명의 임명 여부가 이젠 야권의 손에 달리게 됐다. 최고사법기관 수장인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이 포함돼 있어 사법부 지형 자체가 변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헌법상 국회 임명동의 대상자는 국무총리, 감사원장, 대법원장과 대법관, 헌재소장과 국회 선출 헌법재판관 3인 등이다. 이 중 임기가 정해지지 않은 국무총리를 제외하고, 대법원장·헌재소장·감사원장이 모두 교체를 앞두고 있다.
임기 첫해인 2013년 박 대통령이 임명한 박한철 헌재소장은 내년 1월 말 임기가 종료된다. 박 대통령이 두 번째 헌재소장을 임명할 시기가 다가오는 것이다. 이어 내년 9월엔 양승태 대법원장이 임기를 마친다. 이인복·이상훈·박병대 대법관도 오는 9월부터 내년 6월까지 차례로 물러난다. 황찬현 감사원장도 20대 대선 직전 임기가 끝난다.
박 대통령 임기 초만 해도 임기 6년인 두 명의 최고사법기관 수장 지명·임명권을 쥐게 되면서 ‘막강 인사권’ 얘기가 나왔지만, 총선 참패로 국면이 달라졌다. 황찬현 감사원장과 박상옥 대법관처럼 여당 단독표결로 임명을 밀어붙일 수가 없다. 원내 167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 3당이 반대하면 임명동의가 부결된다. 야당 입장을 반영해 후보자를 정해야 하는 처지다. 정부·여당이 9명 중 사실상 7.5명(대통령 몫 3인, 대법원장 몫 3인, 국회 여당 몫 1인, 여야 합의 1인)을 지명했던 헌법재판관 구성도 야당 국정운영 협조를 염두에 둬야 한다.
이를 두고 ‘유명무실’해졌던 국회 임명동의권 취지가 실질화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상 임명동의권의 본래 취지가 되살아나는 것”이라며 “그간 대통령 소속 정당과 과반 다수당이 일치해 최고사법기관이 ‘보수화’됐다는 것은 학계가 대체로 동의하는 부분인데 사법부 독립성을 높이는 데도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