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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최대 피해자’ 하청 노동자 대량해고 이미 진행 중

입력 2016.04.26 23:02

수정 2016.04.27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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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잘리기 전 가장 먼저 표적되고 잊혀져

“고용보장 대책기구 만들어 원청도 참여시켜야”

조선·해운산업 등에 대한 구조조정 방법론을 둘러싸고 여·야·정이 제각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백가쟁명식 주장이 엇갈리는 이 순간에도 해당 산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대량해고는 이미 소리 없이 진행 중이다.

산업 생태계의 가장 ‘약한 고리’인 비정규직은 늘 소리 없이 잘려나갔지만 한국 사회 구조조정의 역사에서 이들은 늘 주변부였고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존재였다. 향후 본격화될 구조조정 국면에서 직격탄을 맞을 사내하청 노동자가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정부가 원청업체를 교섭 테이블에 앉혀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정부 구조조정안]‘구조조정 최대 피해자’ 하청 노동자 대량해고 이미 진행 중

■ 쌍용차·한진중도 비정규직부터

쌍용자동차와 한진중공업은 최근 한국 사회에 큰 상처를 남긴 대표적 구조조정 사업장들이다. 사람들은 쌍용차, 한진중공업의 구조조정을 정규직 정리해고로만 기억하지만 정규직이 잘려나가기 전에 구조조정의 표적이 된 것은 가장 밑바닥에 있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이었다.

2005년 쌍용차 사내하청 노동자 규모는 1700여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2009년 5월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쌍용차 노조의 총파업 직전 사내하청 규모는 300여명으로 줄었다. 2008년 10월부터 강제휴업, 폐업, 희망퇴직 등의 형식으로 대량해고가 본격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 역시 사내하청 노동자들부터 ‘제물’이 됐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2011년 1월부터 309일간 한진중공업 크레인 위에서 벌인 고공농성과 오버랩된다. 하지만 김 지도위원은 크레인에 오르기 1년 전 이미 영도조선소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였다. 그는 2010년 1월 부산본부 홈페이지에 “정리해고 방침이 발표되면서 아저씨들의 불안한 눈빛이 제 눈엔 보인다. 열에 여덟은 하청 노동자들이다. 이미 1000명 가까이 잘려 식당과 통근버스가 텅텅 비었다는 소문이 괴담처럼 떠돈다”고 적었다.

■ “원·하청 노사 참여하는 기구를”

울산에 불어닥친 구조조정 바람을 가장 먼저 맞은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원청인 현대중공업에 고용보장, 산업안전 등에 대한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원청은 “당신들의 사용자는 하청업체”라며 이를 거부하고 있다. 하창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장은 “당장 일자리를 잃는 이들이 누구랑 교섭을 하고 노동권은 어디서 보장받아야 하느냐고 사회에 묻고 싶다”고 말했다.

노조법상 원청은 하청 노동자의 사용자가 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2003년 사내하청 노조 설립 과정에서 위원장·사무국장 등이 소속된 하청업체를 폐업시키는 방식으로 이들을 해고했지만, 대법원은 2010년 현대중공업을 하청 노동자들의 사용자로 인정하고 “원청이 노조 활동을 위축·침해하는 부당노동행위를 했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현행 노동관계법과 법 해석론은 원청이 해고 등과 관련된 근로기준법상의 사용자라고까지 ‘원청 사용자성’을 확대하고 있지는 않다.

남은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정규직 노조가 하청 노동자 고용 문제를 끌어안는 교섭을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사내하청 노동자를 일정 부분 ‘정규직 고용의 방패막이’로 삼아온 원청 노조가 정규직 조합원 구조조정을 앞둔 상황에서 연대 정신을 발휘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손정순 비정규노동센터 정책연구위원은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향후 친환경 대형 선박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무조건 사내하청 노동자를 자르는 게 능사가 아니다”라며 “업종 차원에서 기능직의 장기적 보존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며 원청 사용자들이 이 논의 테이블에 참여하도록 정부가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점규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집행위원은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 상급단체가 조선산업 총고용보장 대책기구를 구성하고 하청 노동자 해고에 대해 교섭하길 거부하는 원청이 이 기구에 참여하도록 강제하는 싸움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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