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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개의 시선으로 그린 ‘권력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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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개의 시선으로 그린 ‘권력의 몰락’

입력 2016.04.29 20:08

수정 2016.04.2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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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심문관의 비망록

안토니우 로부 안투네스 지음·배수아 옮김

봄날의책 | 576쪽 | 1만8500원

“말 그대로 독창적이다. 안투네스처럼 글을 쓰는 사람은 없다 (…) 놀랍도록 강렬한 산문과 페이지들은 초현실적인 이미지와 함께 생생히 살아 있다.” 영국 한 언론에 실린 이 책에 대한 평가다.

첫 장부터 ‘이게 뭐지?’ 하는 생경함을 주는, 낯설다 못해 기괴한 문법의 소설. 작가가 아무리 포르투갈의 대문호라지만 (그래서 가능한 문투일지도) 읽어 내려가는 데 처음엔 굉장한 에너지가 소모되는 책이다.

[책과 삶]19개의 시선으로 그린 ‘권력의 몰락’

스무 페이지가 넘어가도록 ‘~했다’는 끊김이 없다. 주인공 남자의 독백으로 진행되는 첫 번째 ‘진술’은 ‘~하고, ~하며, ~하더니, ~하고는, ~하기를’ 이런 식으로 쉬지 않고 이야기를 이어간다. 마치 랩의 라임을 맞추듯 반복되는 문장들은 독창을 넘어 독특함을 느끼게 한다. 등장인물의 말들이 큰따옴표로 처리되어 숨통을 트여주긴 하지만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점으로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쫓아가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초반을 잘 견디면 글의 깊이가 비로소 다가온다.

<대심문관의 비망록>의 중심엔 팔멜라에 대토지를 소유한 프란시스쿠라는 포르투갈의 권력가가 있다. 소설은 그와 그의 아들, 가정부, 혼외자식, 정부 이렇게 다섯 명의 ‘진술’과 이에 대한 열네 개의 ‘추가 진술’을 포함해 열아홉 명의 시각이 공존한다.

과거에 대한 저마다의 기억으로 몰락해가는 시대를 증언하고, 청산하고, 또 구원을 간구한다. 한쪽 말만 들으면 왜곡이 있기 마련. 같은 사건, 다른 시각은 생각보다 흥미롭고 고통스러운 읽기를 유지시켜주는 장치로 기능한다. 그리고 한 가족의 몰락, 그 과정의 끝은 독재정권의 몰락과 궤를 같이한다.

리스본에서 태어난 작가는 앙골라 내전 동안 포르투갈 의무장교로 복무했다. 그때 경험한 전쟁의 모순과 불합리를 원천 삼아 펜을 들었고, 이후 발표하는 글마다 독재와 혁명으로 점철된 포르투갈의 정체성을 묻고,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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