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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범하지 말란 말야옹~고양이에게 ‘영역’이란?

입력 2016.05.02 17:44

  • 헬스경향 이진수동물병원 이진수 원장

고양이를 알면 알수록 느끼는 것은 그들을 배려하지 못해서라기보다는 솔직히 무지에서 비롯된 의도하지 않은 폭력이 많다. 오늘은 고양이의 ‘영역’에 관련된 이야기를 전하려 한다.

사람 간에도 서로 지켜야 할 영역이라는 것이 있다. 연령, 성별, 친밀도, 개인적인 선택에 따라 그 넓이가 달라지기도 하지만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불가침영역도 있다.

특히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해 반드시 자신의 앞마당이 필요한 육식동물 고양이에게는 ‘영역’이야말로 철저히 사수해야 할 부분이다. 야생고양이에게 있어 영역은 생존과 직결되는 장소이자 사냥이 이뤄지는 공간이었다. 따라서 영역 지키기란 지속적인 노력과 긴장감 속에서만 가능한 일이었다.

이진수 원장

이진수 원장

반려동물로서의 고양이에게는 이제 사냥이 필요없지만 본성을 버릴 수 없어 자기영역과 공간을 확보하려는 영역본능이 분명히 존재한다. 사냥본능을 밑바탕으로 한 자기영역과 공간을 확보하려는 영역본능이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중심영역’이라는 것이 있다. 말 그대로 영역 중 가장 핵심적인 공간이며 가장 안전하게 보장돼야하는 공간이다. 반려묘로서 이러한 중심영역에는 생존에 필요한 밥, 물, 화장실, 잠자리가 포함돼야 하며 이 공간들은 충분한 거리를 확보해야한다.

중심영역과 관련해 문제가 되는 상황은 먼저 여러 마리의 고양이를 키울 때다. 여러 마리가 있는 경우 각각의 중심영역이 존재해야하며 서로 침범하거나 넘보지 못할 만큼의 공간을 확보해야한다.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고양이들끼리 어느 정도 친밀해지면 중심영역을 공유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 특히 상호관계의 시작에 있어서는 서로 독립적으로 이러한 중심영역을 갖고 별도의 공용공간이 있을 만큼 주거환경이 충분히 넓어야한다.

또 하나는 다른 고양이를 입양할 때다. 우리는 단순히 ‘혼자면 외로우니까’라고 생각해 다른 고양이를 데려온다. 하지만 중심영역을 지키고 보존해야하는 고양이관점에서는 이러한 행위가 고양이에 대한 ‘폭력’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추가입양을 계획하는 보호자의 경우 서로 다른 중심영역을 만들어 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공간이 있는지 확인해야한다. 또 수개월간의 점진적인 적응과정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을 만큼 보호자 자신의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한다.

예를 들어 입양 후 ‘잘 지내라’며 바로 함께 풀어놓고 출근하는 행위는 고양이에게 새로운 적을 만들어 놓고 너희들끼리 치고 박고 싸워 잡든지 잡아 먹히든지 알아서 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일단 격리시킨 상태로 깔개를 바꿔줘 서로의 냄새에 대해 적응하게 한 후 점차 시각적인 적응과정으로 넘어가야한다. 시각적 적응과정은 매일 서로 볼 수 있는 시간을 점차 늘려 서로 교감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과정이다. 인내가 필요하며 절대 서둘러서는 안 된다.

이러한 점진적인 과정이 없는 상항에서 고양이가 중심영역을 침범당할 때 나타나는 행동학적인 문제는 벽에다 뿌리듯이 배뇨하는 행위(스프레잉, spraying)부터 하부비뇨기질환(대표적으로 특발성 방광염)까지 다양하다.

자, 우리 모두 고양이의 본성에 입각해 그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자. 고양이에게 있어 폭력은 다른 것이 아니다. 고양이가 아닌 사람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바로 폭력이다. 충분한 고려 없이 입양하지 말기 바란다. 아이들은 혼자 있어 외롭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내 영역을 지켜달라고 본능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헬스경향 이진수동물병원 이진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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