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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판도 결정지을 '스윙 스테이트' 플로리다

입력 2016.05.10 09:24

수정 2016.05.1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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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진 기자

미국 남부의 플로리다는 연중 내리쬐는 따스한 햇살과 아름다운 해변 덕에 ‘선샤인 스테이트’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져있다. 전세계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휴양지이자 은퇴한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거주지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플로리다는 또 4년마다 돌아오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최대 경합지역으로 큰 관심을 받는다. 백악관 입성을 꿈꾸는 후보라면 결코 놓칠 수 없는 승부처이기 때문이다.

올해 대선에서도 플로리다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아직 양당의 경선이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오는 11월8일 본선에서 ‘첫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갑부 출신 아웃사이더’인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맞붙을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플로리다는 ‘극과 극’을 달리는 두 후보의 예측불허 대결에서 승자를 가늠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화당으로서는 플로리다 판세가 8년만의 정권 탈환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플로리다에서 지는 공화당 후보는 본선에서 패배한다”(플로리다 지역언론 탐파베이타임스)는 속설 때문이다.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지난 3월15일(현지시간) 웨스트팜비치에서 플로리다 경선에서 승리한 뒤 지지자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Gettyimages/이매진스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지난 3월15일(현지시간) 웨스트팜비치에서 플로리다 경선에서 승리한 뒤 지지자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Gettyimages/이매진스

미 대선 본선은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간접선거 방식으로 치러지며, 양당 후보 중에서 50개주 선거인단 538명중 과반인 270명을 먼저 확보하는 후보가 승리한다. 맹점은 규정상 주별 투표에서 한 표라도 더 많이 얻은 후보가 그 주의 선거인단 전체를 가져간다는 데 있다. 따라서 득표수로는 이겼더라도 과반 선거인단을 얻지 못해 패배하는 상황이 일어나기도 한다. 2000년 앨 고어 당시 부통령은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보다 더 많은 표를 얻고도 선거인단 확보 경쟁에서 밀려 끝내 고배를 마셨다.

플로리다의 중요성은 이같은 미국 특유의 본선 제도와 현재까지의 판세에 비춰볼 때 더욱 부각된다. 민주당은 1992~2012년 사이 치러진 여섯 차례의 대선에서 수도 워싱턴과 18개주에서 승리했다. 이들 지역의 선거인단 수는 모두 242명으로, 당선 확정에 필요한 270명에서 28명이 모자란다. 그런데 플로리다의 선거인단은 29명이며,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힐러리는 트럼프에 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5~27일 보수 성향의 플로리다 산업연합회(AIF)가 플로리다 주민 6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힐러리 지지는 49%로, 트럼프의 36%를 크게 앞섰다. 힐러리로서는 민주당의 전통적인 텃밭에 더해 플로리다 한 곳만 이겨도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이다.

특히 히스패닉 인구가 많은 지역적 특성은 힐러리에 유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플로리다의 비백인 유권자는 전체의 3분의1이며, 히스패닉만도 전체의 14%에 달한다. 힐러리의 플로리다 선대본부측 스콧 아르세노 선임고문은 탐파베이타임스에 “히스패닉 유권자는 무당파,‘스윙보터(마음이 흔들리는 유권자들)’, 실망한 공화당원들을 두루 포함하고 있다”며 “우리가 제대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들이 투표장으로 나온다면 남부 플로리다에서 기록적인 결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 후보인 트럼프가 걸핏하면 이민자들을 향해 ‘막말’을 쏟아낸 것도 힐러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힐러리는 민주당 경선에서 히스패닉과 흑인 등 소수집단으로부터 ‘몰표’를 받았다. 반면 트럼프는 노골적인 반이민 발언으로 인해 이들에게 거센 반감을 사고 있다. 트럼프는 걸핏하면 멕시코계 이민자를 ‘범죄자’로 비유했고, 집권하면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겠다고도 공약했다. 역사적으로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한 쿠바계 이민자들도 지난 10년 사이 민주당으로 돌아서는 추세라는 분석도 나와있다. 이때문에 2012년 대선 당시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의 득표율(39%)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주자가 지난 3월15일(현지시간) 플로리다 경선이 끝난 뒤 팜비치 마르아라고클럽에서 지지자들과 환호하고 있다. Gettyimages/이매진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주자가 지난 3월15일(현지시간) 플로리다 경선이 끝난 뒤 팜비치 마르아라고클럽에서 지지자들과 환호하고 있다. Gettyimages/이매진스

그러나 플로리다의 표심은 간단치 않다. 플로리다에서는 1992~2012년 사이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세 차례씩 승리를 나눠가졌다. 2008년과 2012년에는 민주당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이 연달아 이겼지만, 득표율 격차는 오차범위 이내였다. 오바마는 공화당 후보에 2008년 3.8%, 2012년 0.9%로 신승을 거뒀다. 선거인단 제도의 ‘비민주성’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은 2000년 대선 때는 플로리다 재검표 여부를 놓고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지 언론들과 미 정치권은 올해도 플로리다에서 피튀기는 접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가 ‘깜짝’ 승리를 거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캠프는 플로리다에서 새로 공화당에 가입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백인 인구가 많은 일부 지역구에서는 트럼프가 우세하다는 조사도 나와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2010년과 2014년 기업인 출신의 정치 신인 릭 스콧 공화당 주지사가 연거푸 당선된 것을 들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스콧 주지사가 트럼프 지지를 공식 선언할 경우, 공화당원들이 결집할 수도 있다. 대선 경선에서 트럼프에 고배를 마신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또다른 변수이다. 플로리다에서 쿠바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루비오가 향후 선거운동에서 어떤 역할을 할 지에 따라 ‘트럼프 바람’이 플로리다에서도 커질 수 있다.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이 지난 3월15일(현지시간) 플로리다 경선이 끝난 뒤 경선 포기를 선언하고 있다. Gettyimages/이매진스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이 지난 3월15일(현지시간) 플로리다 경선이 끝난 뒤 경선 포기를 선언하고 있다. Gettyimages/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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