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뉴스][오래전 ‘이날’]5월21일 “사라질 뻔한 투표용지를 찾고 있어요”
[오래전‘이날’]은 1956년부터 2006년까지 매 십년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 합니다.
■1996년 5월21일 인위적 여대야소로 정국급랭
지난 4·13 총선에서 국민의 뜻은 분명했습니다. 새누리당의 오만과 독선에 대한 분명한 경고를 보냈습니다. 국민들의 경고는 여소야대로 나타났습니다. 더 민주당을 비롯한 야 3당 보다 의원수가 새누리당 보다 많아진 것이지요. 하지만 선거 후 새누리당은 탈당인사들을 재영입해 인위적인 여대야소를 시도하려 했으나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과 당내 반발로 아직은 여소야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1996년 당시 신한국당은 의원수가 과반수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무소속이었던 임진출의원을 영입해 150석을 만들어 과반을 넘어섰습니다. 야당은 보라매 공원에서 집회를 열기로 하는등 여야의 대치가 시작됐고 정국은 급랭됐습니다. 이때로 부터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대야소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는 한국민주주의 현주소가 씁쓸합니다.
■1986년 5월21일 계속되는 민주화 투쟁
부산 미 문화원이 고려대 자민투 대학생들에 의해 점거됐습니다. 고대생들은 21일 오후 2시쯤 부산시 중구 대청동에 있던 미 문화원을 기습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경찰은 1시간만인 오후 3시에 이들은 전원 연행했습니다. 이에 앞서 20일에는 서울대 이동수군이 5월제 시위도중 분신한뒤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박정희 독재시대를 끝내고 민주주의의 아침을 눈앞에 두었던 80년대 초반. 하지만 3김의 분열과 전두환 군사정권의 집권으로 민주주의의 꿈은 점점 더 멀어져 갔습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향한 시민들과 대학생들의 저항은 계속됐습니다. 지금 우리가 그나마 민주주의 절차에 따라 대통령을 뽑고, 제대로 된 의회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는 것은 이처럼 많은 대학생들과 시민들의 희생이 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도 완전한 민주주의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완전한 민주주의를 이뤄내는 것, 그것은 이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해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이기도 합니다.
■1976년 5월 21일 그때나 지금이나 아이들은 공부에 힘이 듭니다
어린이들에 대한 특기 과외가 유행병 처럼 번지고 있다는 기사입니다. 부제에는 부모들의 허영심까지 가세해 아이들의 취미나 소질을 무시한채 특기 과외에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한다는 내용입니다. 70년대면 한창 한국경제가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농경사회에서 공업사회로 진입할 때입니다. 당연히 아이들의 입시경쟁도 치열해지기 시작했을 테죠. 그래도 당시에는 지금처럼 삭막한 경쟁사회는 아니었나 봅니다. 성장기 건강과 정신건강을 크게 해친다고 아이들을 돌아볼 줄 아는 여유는 있으니 까요. 아침에 학교에 간뒤 밤 12시가 넘어서야 집으로 돌아오는 지금의 아이들에 비해서는 그래도 사회의 보살핌을 조금이나마 받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1966년 5월21일 칸 영화제 성황리에 막내려
20일 프랑스 칸에서 끝난 1966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그랑프리는 프랑스 영화 ‘남자와 여자’와 이탈리아 영화인 ‘숙녀와 신사’가 차지했다. 또 최우수 남우 주연상에는 페르 오카르손이, 여우 주연상에는 바네사 레드그레이브가 수상했다. 50년 전 한국영화는 칸 영화제는 물론 국제 영화제에 얼굴을 내밀수 있는 수준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영화는 경제성장과 함께 칸 영화제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면서 박찬욱 홍상수 등 세계적인 역량을 갖춘 감독과 배우들을 배출해 세계 영상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올해 칸 영화제에도 한국은 경쟁부문에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와 비경쟁 부분에는 나지홍 감독의 ‘곡성’이 많은 관객들로 부터 찬사를 받았다.
■1956년 5월21일 두꺼비가 사라질 뻔한 투표용지를 풍자합니다
1956년 5월15일 실시된 정·부통령 선거는 온갖 우여곡절 끝에 20일 오후에야 종료됩니다. 당시 이승만은 조봉암을 큰 표차로 누르고 대통령 당선이 예상됐지만 가장 치열한 각축을 벌인 것은 부통령 선거였습니다. 부통령에는 자유당의 이기붕과 민주당의 장면 박사가 맞붙었습니다. 하지만 개표를 진행한지 3시간만에 대구 3개 선거구의 개표가 중단되면서 부통령 당선자를 가리지 못했습니다. 온갖 우여곡절 끝에 20일 개표를 재개해 결국 장면 박사가 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이날 네컷 만화인 두꺼비는 똥을 푸는 사람을 빗대 사라질 뻔한 투표용지와 화장실 처럼 더러운 냄새가 나는 선거판을 동시에 비꼬면서 비판했습니다. 참 민주주의의 길은 멀고도 먼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