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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보험금

입력 2016.05.23 21:08

수정 2016.05.23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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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고 하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급증하고 있다. 통계청의 2014년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자살(고의적 자해)은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에 이어 네번째였다. 보험개발원 사망보험금 지급 통계에서도 10년 전 10위권 밖에 있었던 자살은 최근 4위로 뛰어올랐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이 가장 높다.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자살률 1위 불명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0년 이후 5년간 한국의 자살자는 시리아 내전에서 사망한 민간인 수와 비슷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더라도 보험에 가입했다면 생명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한다. 다만 가입 후 2년 이내는 보험회사 면책기간으로 정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보험금을 노린 사기나 범죄일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면책기간은 국가별로 다르다. 국내 생보사들은 약관에 자살도 특약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명시하고는, 실제로는 자살은 재해가 아니라며 일반사망보험금만 지급해 논란을 샀다. 재해사망보험금은 일반사망에 비해 보험금이 2~3배 많다.

논란은 소송으로 번졌고 대법원은 최근 재해사망특약에 가입한 보험은 자살이라도 약관대로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14개 생보사가 지급해야 할 자살보험금은 2980건, 지연이자를 합한 보험금은 2465억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생보사들은 별도로 진행한 소송의 1심 재판에서 보험금 청구 시효인 2년이 지난 계약에 대해서는 자살보험금을 줄 필요가 없다는 판결을 들어 여전히 보험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

그러자 금융감독원이 생보업계를 압박하고 나섰다. 소멸시효가 지났더라도 자살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다. 소멸시효를 들어 보험금 지급을 미루는 생보사의 행태에는 “민법상 판단에 앞서 도덕적으로 용납하기 어렵다”고 질타했다. 법리 해석에 앞서 생보사가 지켜야 할 높은 수준의 ‘신의성실 원칙’에 따라 자살보험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고객 신뢰가 무너진다면 보험회사는 존립할 수 없다”고도 했다. 업계 편을 든다는 비판을 받아온 금감원이 모처럼 금융 소비자 보호 기치를 높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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