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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가면 답 없다”…사채권자 전원 ‘찬성표’

  • 김보미 기자

현대상선 집회 첫날 ‘6300억 채무재조정’ 성공

입장하는 현대상선 채권자들 31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그룹 사옥에서 열린 현대상선 사채권자 집회에 참석한 채권자들이 입장을 위해 절차를 밟고 있다.  연합뉴스

입장하는 현대상선 채권자들 31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그룹 사옥에서 열린 현대상선 사채권자 집회에 참석한 채권자들이 입장을 위해 절차를 밟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상선이 6000억원대의 채무재조정에 성공하면서 생존을 위한 산 하나를 넘었다. 하지만 용선료 최종 협상과 해운동맹 가입이라는 막바지 고비가 남아 있다.

현대상선은 31일 서울 연지동 현대그룹 본사에서 오전과 오후 세 차례 사채권자 집회를 열어 총 6300억원 규모의 채무재조정에 성공했다. 이날 첫 집회에선 2400억원의 무보증사채 중 86.5%, 두 번째에선 600억원 중 85.6%, 세 번째에선 3300억원 중 79.7%를 가진 투자자들이 참석해 100%(3회는 99.9%)의 동의로 채무재조정안을 가결시켰다. 이에 따라 회사채 50% 이상을 출자전환하고 남은 채무는 2년 거치 3년 분할로 상환할 수 있게 돼 만기가 5년 연장됐다.

투자자들은 회사가 법정관리로 가면 채권 회수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모사채 출자전환 주식은 신주 상장 후 즉시 매도해 현금화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어 5년간 보호예수가 이뤄지는 협약채권 출자전환 주식보다 유리하다. 주가에 따라 100% 이상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가 남은 두 번의 집회가 열리는 1일까지 이어진다면 총 8042억원의 채권에 대한 출자전환이 이뤄지게 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1일 오전 집회는 개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아 논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으나 회사 측에서 제시한 채무조정안에 대한 동의서가 상당수 위임된 상태여서 가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채권단도 7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포함한 채무재조정을 조건부로 의결한 상태이기 때문에 현대상선은 당장 채무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사라지게 됐다. 또 현대증권 매각 대금 1조2427억원이 조만간 들어올 예정이고, 부산신항만 지분을 팔아 확보한 800억원의 현금도 있어 당분간 유동성에 숨통이 트였다.

경영정상화를 위한 핵심 난제인 용선료 인하는 사실상 협상 타결 단계에 들어가면서 이번주에 결론이 날 것으로 예측된다. 당초 목표로 세운 28% 인하폭엔 못 미치지만 향후 실효성 있는 비용절감이 가능한 수준까지는 접근했다고 전해진다. 현대상선은 2일 서울에서 열리는 해운동맹 ‘G6’ 소속 해운사 회의에서 채무재조정 결과, 용선료 협상 과정을 설명하면서 새 동맹 가입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채무재조정과 용선료 협상 과정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현대상선은 현대그룹과의 관계가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출자전환이 실행되면 현대 계열사에서 벗어나 산업은행 자회사로 편입되기 때문이다. 또 외국 선주에게 용선료 일부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지난 3월 모든 주주를 상대로 7 대 1의 감자를 한 데 이어 현대엘리베이터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일가 등 대주주 지분에 대한 추가 감자도 추진 중이어서 그룹 지분율은 더 낮아질 공산이 크다. 현대와의 관계가 청산되고 현대상선의 재무상태가 어느 정도 안정되면 채권단이 또 다른 국적 선사이자 자율협약 대상인 한진해운과의 합병을 논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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