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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범죄’ 과민증 걸린 경찰

입력 2016.06.03 06:00

‘강남역 사건’ 후 여론 뭇매…유사범죄 섣불리 규정 안 해

요즘 서울시내 일선 경찰서가 ‘묻지마 범죄’ 노이로제에 걸렸다고 한다. 무슨 사연일까.

최근 서울 도심에서 무차별적으로 시민들을 흉기로 때리고 살해하는 사건이 연달아 발생했다. ‘묻지마 범죄’에 대한 시민의 공포심이 증폭되면서 경찰의 부담감도 높아지고 있다. 사건 경위를 따지기 힘든 ‘묻지마 범죄’는 경찰에 골칫거리다. 그런데 경찰이 ‘묻지마 범죄’에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괜한 오해를 사고 있다.

지난 1일 성동구에서 20대 남성이 20대 여성의 머리를 둔기로 때린 후 자살했다. 경찰은 당일 ‘묻지마 범죄’가 아니라는 자료를 배포했다. 경찰 입장이 보도되자 피해 여성은 일부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이를 정면 반박했다. 수락산 60대 여성 살인사건에서도 경찰은 ‘강도살인’으로 몰아가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경찰은 범인 진술이 모순적이라며 ‘묻지마 살인’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도 범인이 “밤새 산에 있다가 첫번째로 만나는 사람을 죽이려고 했다”고 진술했다는 ‘모순적’인 발표를 했다. 경찰은 2일 범인이 조현병으로 약을 처방받은 적이 있다고 발표했지만 “‘묻지마’라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묻지마 범죄’ 노이로제는 강남역 인근 살인사건을 정신병력자에 의한 ‘묻지마 사건’으로 규정한 후과라는 해석도 있다. 이럴 경우 보름 사이에 수도 서울에서 ‘묻지마 범죄’가 3건이나 발생한 꼴이 된다. 경찰로서는 범정부 차원에서 ‘묻지마 범죄’ 근절에 나선 마당에 ‘묻지마 사건’이 발생한 것은 난처한 상황일 수 있다. 경찰은 이런 말을 하고 싶지 않을까. “‘묻지마 범죄’냐고 묻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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