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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의 삶, 아직도 새 시작을 기다린다

입력 2016.06.17 19:52

수정 2016.06.1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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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아름다운 죽음을 살고 싶다

김옥라 구술채록 | 청강문화산업대학교 | 319쪽 | 2만2000원

<날마다 아름다운 죽음을 살고 싶다>는 아흔여덟 할머니가 들려주는 당신의 일대기다.

[책과 삶]98년의 삶, 아직도 새 시작을 기다린다

어쩌면 생의 끝자락일지 모르는 시간들을 살면서 매번 새로운 시작을 기대하며 사는 김옥라 할머니. 고령에도 강단에서 열정을 불사르고, 삶을 정리하는 글을 매일 쓰지만 아직 더 하고 싶은 일들의 목록을 적는 설렘을 즐긴다. 그래서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살아있다. 죽음에 관한 이야기조차도.

지난 한 세기를 관통하는 그의 삶은 한국사의 또 다른 증언이다. 일제강점기에 강원도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독학으로 일본 유학길에 올랐고, 전쟁의 폐허 속에서 한국 걸스카우트를 재건했다. 이쯤만 해도 평범한 할머니는 아니다 싶은데 이게 다가 아니다.

1980년대 우리나라 처음으로 자원봉사단체를 만들었고, 호스피스 봉사교육과 웰다잉 운동도 이 할머니가 시작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지금도 진행형이라는 것. 그래서 그는 ‘사회봉사계의 대모’이자 최고령 현역으로 불린다.

어머니를 여의고, 친정엄마 같던 시어머니를 보내고, 영영 함께일 것 같았던 남편이 곁을 떠나면서 죽음이란 화두가 그의 삶을 파고들었다.

“사람은 살아온 것처럼 죽어간다고 했거든요. 우리가 날마다 아름답게 살아야지, 그것이 연속적으로 해서 죽어도 삶과 죽음 사이에 돌연변이는 없다는 거죠.”

책은 연극인 이병복의 <우리가 이래서 사는가 보다>에 이은 청현문화재단의 여성 생애사 구술채록 두 번째 총서다. 2014년 5월부터 12차에 걸쳐 총 26시간 김옥라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눴고, 그걸 고스란히 담아냈다.

위인전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과는 결이 다른 깨달음이 있다. 생의 존재에 답하는 삶이 어떤 건지 궁금하다면 그의 한 세기를 들여다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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