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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입력 2016.06.29 20:56

수정 2016.06.2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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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대가리’나 ‘닭대가리’는 국어사전에도 등재된, 머리가 나쁘다는 표현이다. 이 소리를 듣고 기분이 좋을 리 없으니 허물없는 친구 사이에 농담으로나 할 수 있는 말이다. 어원은 불분명하나 맹금류를 피해 달아나던 닭이 구멍에 머리만 처박은 채 숨는 모습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꿩도 비슷한 행태를 취한다. 영어에도 멍청한 이를 일컫는 단어 ‘birdbrain’이 있다. 동서양 모두 새를 머리 나쁜 동물로 여긴다. 새는 진화를 거치면서 날기 편하게 머리 크기가 줄었고, 뇌 용량도 작아져 지능이 낮아졌다는 설도 있다.

그러나 신경세포과학자인 수잔나 허큘라노후젤 미국 밴더빌트대 교수는 “새대가리는 잘못된 뜻으로 쓰이고 있다. 우리가 아는 것보다 새는 훨씬 똑똑하다”고 말한다. 허큘라노후젤 교수가 최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한 논문을 보면 조류의 뇌에는 신경세포인 뉴런이 촘촘하게 분포돼 있다. 특히 높은 학습기능을 담당하는 앵무새와 까마귀의 ‘대뇌피질 종뇌’ 뉴런 밀도는 원숭이나 쥐보다 2~4배 높았다. 조류의 뇌 크기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뉴런 밀도가 촘촘해 지능이 높다는 뜻이다. 새 중에서 머리가 가장 좋기로는 앵무새와 까마귀가 꼽힌다. 까마귀는 미군이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 투입을 검토할 정도였다. 사람의 얼굴을 식별할 뿐 아니라 그의 과거 행적을 기억할 만큼 지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앵무새 중 가장 영리하다는 아프리카 회색 앵무새는 지능이 대여섯 살 아이 수준이라는 실험 결과도 있다. 기네스북에 오른 ‘프루들’은 800여개의 단어를 구사했고, ‘알렉스’는 색깔, 도형의 형태, 수량까지 인식해 천재로 불렸다.

미국 미시간주에서 사상 처음 새의 증언이 법정 증거로 채택될지 관심을 모은다. 아프리카 회색 앵무새 ‘버드’의 주인은 지난해 5월 여러 발의 총탄을 맞고 사망했다. 주인의 아내도 당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쓰러져 있었으나 살아났다. 사건 이후 버드는 남자 목소리로 “젠장, 쏘지 마!(Don’t FXXXing Shoot)”를 되풀이하고 있다. 주인의 유족은 아내의 총격을 받기 전 주인이 한 말을 버드가 전하는 것이라며 증거로 채택해 아내를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앵무새가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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