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잡힌 몸매 유지 ‘바벨’이 최고”
‘역도=선수들만의 운동’ 선입견 깨고
20대 여성부터 은퇴한 어르신까지
고양시 역도교실 등 수강생 부쩍
고양시 생활체육회 역도교실에서 1년 동안 체력을 단련한 김웅현씨. 급성골수성백혈병을 앓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해졌다.
역도는 참 억울한 사연이 많은 종목 중 하나다. 몇몇 역도영웅들의 이미지가 워낙 강하다보니 역도를 하면 우람해진다거나, 키가 자라지 않는다는 선입견도 있다. 게다가 ‘올림픽 진기명기’ 같은 영상을 통해 선수들이 바벨을 떨어뜨리거나 바벨에 깔리는 장면이 각인되다보니 좀처럼 일반인은 엄두내기 힘든 종목이 됐다. 그런 역도를 ‘취미삼아’ 하는 이들이 있다. 20대 여성부터 은퇴한 어르신까지 수강생의 면면도 다양하다. “태릉선수촌 헬스장의 트레이너는 모두 역도선수 출신들이다. 민첩성을 비롯해 운동의 기본을 익히는데 역도가 최고”라는 고양시청 역도팀 최종근 코치의 호언장담도 확인할 겸 고양시 생활체육회 역도교실이 열리는 고양시 장미란체육관을 찾았다. 그날은 린엑서프리센터 함형환 매니저로부터 골반불균형 판정을 받은 다음 날이었다.
척추측만증의 염려가 있는 사람도 역도가 가능할까. 역도 국가대표 출신 이승욱 생활체육코치는 “가능하다”며 “코어근육을 키우고 비뚤어진 신체를 바로잡는데 역도가 제격”이라며 화색을 띄었다.
“역도는 기구만 드는 운동이 아니라 전신운동입니다. 어깨강화운동, 복근강화운동 등 다양한 훈련을 통해 근력을 키워 균형 잡힌 몸을 만듭니다.”
고양시 생활체육회 역도교실은 매주 화·금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된다. 고양시역도연맹 장은환 회장의 지원으로 4년 째 시민을 대상으로 무료로 운영되고 있다.
제아무리 역도교실이지만, 처음부터 바벨을 들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역도 동작이 가능한 유연성과 근력을 익히는 초급과정을 마친 뒤, 중급·고급과정에서 인상(스내치, 바벨을 한 번에 머리위로 들어 올리는 동작)과 용상(바벨을 두 번에 나눠 들어 올리는 동작)으로 진도를 나갈 수 있다. 평소 피트니스 운동을 해서 기본 근력이 갖춰진 수강생이라면 2~3주 만에 중급으로 승급하기도 한다. 이 코치는 “바벨을 드는 순간, 수강생들의 눈빛이 바뀌고 이후부터는 수업을 빠지는 일도 거의 없다”고 전했다.
1년 동안 역도로 체력을 단련하고 현재 초급반 코치를 자청하고 있는 김웅현씨(27)는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2년 전 골수이식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단단해보였다.
“힘을 기르기 위해 가족 몰래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음료수 뚜껑을 열 기운도 없었는데 근육의 힘이 점점 좋아져 일상 생활이 훨씬 즐거워졌어요. 도전해가는 마음으로 역도를 하고 있어요. 관련 자격증도 따서 앞으로 트레이너를 해볼 작정입니다. 동호인대회에도 출전할 예정이에요.”
김씨는 여럿이 어울려 함께하는 분위기다보니 더욱 힘내서 할 수 있다고 역도교실 분위기를 전했다. 바벨을 드는 동작도 코치의 지시에 따라 파트너와 맞춰갈 수 있어서 훨씬 안정감 있게 할 수 있다고. 그의 도움을 받아 스쿼트와 나무 바를 들어 올리는 간단한 테스트를 받았다. 이 코치는 “일정 수준의 유연성은 있지만, 근력이 평균 이하라서 바벨을 들기까지의 시간이 더 걸릴 수가 있다”고 평가했다.
초급의 경우 개인별 각기 다른 훈련을 받는다. 이 코치는 “규격화된 교본을 만드는 시도도 해봤는데 급식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만두었다”고 했다. 대신 매 수업마다 수강생의 달라진 몸에 맞춘 편식 없는 운동으로 체력을 키우고 균형을 잡아가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 코치와 김씨는 “무엇보다도 역도 자체가 즐겁다는 걸 많이 알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수강생들이 하나 같이 하는 말이 “(수업 받는) 두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른다”는 거라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역도교실은 고양 외에 서울 종로, 부산, 수원 등지에 속속 생기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