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지도자 이름 뒤에 붙이는 ‘~노믹스’는 경제정책을 일컫는다. 1980년대 미국의 경제회복을 위해 대대적인 감세와 규제완화 정책을 편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레이거노믹스’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아베노믹스’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시코노믹스’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병행발전을 꾀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DJ노믹스, 감세와 규제완화를 강조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MB노믹스가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근혜노믹스’는 창조경제가 핵심인데 의미가 모호해 슬그머니 뒷전으로 사라졌다. 대신 박 대통령의 강력한 신임을 얻었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초이노믹스’가 유명하다.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정책이었다. 그러나 경제는 살아나지 않고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만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증강현실(AR)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 열풍이 일본에서 막대한 경제효과를 내고 있다. 포켓몬 고 개발 관련 기업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시작이었다. 야외에서 즐기는 게임이라는 이유로 신발회사 주가도 덩달아 뛰었다. 스마트폰 충전기와 자외선 차단 화장품, 주먹밥과 빵 등의 매출도 크게 늘었다. 일부 언론은 아베노믹스보다 ‘포켓모노믹스’의 경제효과가 더 크다고 호들갑을 떤다. 일본 요괴 캐릭터인 포켓몬이 총리를 밀어낸 셈이다.
한국에서 포켓몬 고 게임을 할 수 있는 속초는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이후 미시령터널 통과 차량은 일평균 2만5000대로 종전의 2.5배로 늘었다. 서울 강남~속초를 운행 고속버스는 배차를 10~20% 늘렸다. 그나마 예약하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다. 토요일 오전 6시 첫 버스는 3주 전에 예약해야 한다. 속초시 관계자는 “지난해 7~8월에 관광객 56만명이 속초를 찾았는데, 올해는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속초 지역경제는 관광객 급증에 따른 특수(特需)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게임 이용자들이 편의점 간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히치하이킹으로 이동하고, 노숙을 하는 등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쓸 돈이 적어져 갈수록 소비성향이 낮아지는 한국 젊은이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