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5세기,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사상가 묵자가 인공위성으로 거듭났다. 중국과학원은 16일 양자통신을 상용화하기 위한 실험위성 발사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독자개발한 양자위성 ‘모쯔(墨子)’호는 이날 오전 1시40분(현지시간) 간쑤(甘肅)성 주취안(酒泉) 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長征)2D 로켓에 실려 우주로 날아갔다. 이 위성은 지상에서 레이저를 통해 위성으로 보낸 양자정보를 다른 지상기지국으로 보내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양자정보는 무작위로 생성되고 한번만 읽을 수 있어 송신자와 수신자 외에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 이 때문에 복제와 감청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차세대 통신기술로 주목받는다.
중국을 비롯해 미국과 독일 등은 양자통신 위성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연구에 몰두해왔다. 유럽우주국(ESA)도 2018년 발사를 목표로 양자통신위성 ‘유텔샛 퀀텀’ 제작에 지난해 착수했다.
모쯔 위성은 지상에서 500㎞ 떨어진 우주궤도에 안착한 후 2년간 운행된다. 무게는 약 600kg 이며, 90분마다 한번씩 지구를 한바퀴 돈다. 중국과학원과 과학기술대는 2011년부터 양자통신위성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당초 지난달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한 차례 연기됐다가 이번에 발사에 성공했다. 묵자호가 실린 창정2D 로켓이 성공적으로 발사된 것은 이번이 29번째다.
모쯔가 순조롭게 정상 운용에 들어가면 중국은 세계 처음으로 위성과 지상 사이에 양자통신 시대를 열게 된다. 모쯔라는 이름은 묵가를 창시한 묵자에서 따왔다. 묵자는 기하학과 물리학 등 자연과학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과학철학자로 알려져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한 판젠웨이(潘建偉) 중국 과학기술대학 교수는 중국청년보 인터뷰에서 “과학 선현의 이름을 딴 것은 존경의 의미를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 문화에 대한 자신감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