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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나가는 ‘핵무장론’…“공존도 북 붕괴도 아닌 동반자살”

입력 2016.09.12 23:18

수정 2016.09.13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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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보수언론 ‘공포의 균형’ 여론몰이로 혼란 부채질

전문가들 “방치 안돼”…미 전술핵 재배치 주장도 괴리

여당 틈새의 국방장관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왼쪽)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북핵 해결을 위한 새누리당 의원 모임 간담회’에서 한민구 국방장관, 정우택·이철우 의원(왼쪽 두번째부터)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 틈새의 국방장관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왼쪽)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북핵 해결을 위한 새누리당 의원 모임 간담회’에서 한민구 국방장관, 정우택·이철우 의원(왼쪽 두번째부터)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핵에 맞서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한국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동반 핵무장’ 주장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대부분 해프닝으로 끝났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치권과 보수언론이 핵무장론을 공론화시키면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핵무장론자들의 주장은 ‘핵은 핵으로 막아야 한다’는 논리에 기초하고 있다. 북한과 ‘공포의 균형’을 이뤄야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인 것이다.

하지만 핵으로 평화를 지킬 수 있다는 주장은 ‘전 세계 모든 나라가 핵을 가지면 전쟁 없는 세계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우기는 것과 마찬가지다.

미국이 1945년 일본에 핵폭탄을 투하한 이후 냉전시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천기의 핵무기는 한 개도 터지지 않았다. 이 사실은 핵무기의 전쟁 억지효과를 주장하는 근거로 사용된다.

하지만 그 기간 동안 인류는 쿠바 미사일 사태 등 수많은 위기를 아슬아슬하게 넘겼으며 핵전쟁에 따른 인류 멸망의 공포를 느끼며 살아왔다. 1973년 4차 중동전쟁, 인도·파키스탄 무력충돌, 포클랜드 전쟁 등 핵보유국이 전쟁에 휘말린 경우도 수없이 많다. 핵을 갖고 있으면 전쟁을 막을 수 있다는 신념이 환상임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핵전쟁은 냉철한 계산에 의해 벌어지지 않는다. 불의의 사고나 독재자의 충동적 행동, 우발적이고 사소한 충돌이 통제불능 상태로 확전되는 연쇄작용(chain reaction) 등으로 벌어질 가능성이 훨씬 높다.

핵무기가 많아질수록, 핵보유국이 늘어날수록, 핵통제 체계가 느슨해질수록 핵전쟁의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세계의 모든 군사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이유다.

한국이 핵무장에 나서면 일본이 수천기의 핵무기로 무장하게 되고 동북아시아는 모든 나라가 핵으로 대치하는 상황이 된다.

한국이 핵무장을 위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는 순간 보수층이 국가 안보의 절대적 존재로 믿고 있는 한·미 동맹 관계는 사라지고 한국은 북한과 똑같은 취급을 받으며 국제적 제재와 고립을 감수해야 한다. 핵무장론자들은 북한보다 40배나 큰 경제력을 갖고 있으며 40배나 많은 국방비를 쓰고 미국의 핵우산까지 제공받는 한국이 왜 이 같은 우월적 지위를 버리고 한순간에 북한과 동급의 나라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전술핵을 재배치하면 NPT를 탈퇴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지만 이 역시 비현실적이긴 마찬가지다. 미국이 본토 방위와 같은 수준의 방위력을 한국에 제공하고 있는데 막대한 인력과 예산을 들여 이중의 조치를 취할 리 없고 현재 미국의 정책적 방향과도 전혀 맞지 않는다.

안보문제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일각의 핵무장론은 세계가 한국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의 무지에서 나온 주장”이라며 “남북 공존도, 북한 체제 붕괴도 아닌 동반자살을 의미하는 핵무장론을 정부가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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