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산드라 페리 첫 내한 공연
23·26일 예술의전당 무대에
2007년 돌연 은퇴했다가 2013년 6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세계 최고의 발레리나 알레산드라 페리(사진)가 첫 내한 공연을 펼친다. 현역 최고령으로 올해 53세다. 지난 7월 현역에서 은퇴한 발레리나 강수진 국립발레단장보다 4살 많다. 페리는 지난 6월 미국 메트로폴리탄 극장에서 공연한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한국에선 22~2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유니버설발레단이 공연하는 <로미오와 줄리엣> 무대에 선다.
이번 공연은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마련한 것으로 ‘드라마 발레의 거장’ 케네스 맥밀란(1929~1992)이 안무한 작품이다. 영국 로열발레단의 창단 멤버이기도 한 맥밀란은 클래식 발레의 틀에서 벗어나 인간의 심리를 강조한 안무로 유명하다. 그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남녀 간의 비극적인 로맨스에서 벗어나 현대성을 강조한다. 주인공들은 정형화된 캐릭터가 아닌 현실에 존재하는 평범한 인간으로 그려진다. 드라마도 강력해 다른 버전과 달리 두 가문의 극적인 화해 장면을 과감히 삭제하고 로미오와 줄리엣의 고통스러운 죽음에 시선을 맞췄다.
명장면은 두 주인공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발코니 파드되(2인무)와 로미오가 줄리엣이 죽은 줄 알고 필사적으로 붙들고 춤추는 장면 등이 꼽힌다. 작품은 총 3막 13장으로 수줍게 시작한 사랑이 비극으로 치닫는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감 있게 흐른다. 맥밀란은 파격을 즐겼던 안무가다. 그는 통상 관객을 향하는 주인공의 시선을 돌려 로미오와 줄리엣이 서로에게 집중하고, 때로는 어둠 속에서 독무로 대화하는 방식을 취한다. 16세기 르네상스 시대 귀족들의 생활상을 그대로 반영한 화려한 무대와 의상도 볼거리다.
페리는 23일, 26일 공연에 등장한다. 그는 1984년, 21세 때 로열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주역을 거머쥔 후 아메리칸발레시어터, 라 스칼라발레단 등 세계 유수 발레단에서 활약했다. 두 딸의 엄마이기도 한 그는 2007년 은퇴 당시 세계를 돌아다니는 숨가쁜 공연 스케줄에 회의를 토로했다고 한다. 그는 복귀하며 “신체적으론 어떨지 몰라도 지금이 훨씬 감정적으로 심취해 연기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53세인 그가 표현하는 14세 줄리엣의 모습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페리는 이번 공연에서 아메리칸발레시어터의 무용수 에르만 코르네호와 호흡을 맞춘다.
줄리엣 역에는 황혜민·강미선·김나은, 로미오 역에는 이동탁 등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들이 함께한다. 독일의 바바리안 국립발레단 솔리스트인 막심 차셰고로프(로미오 역)도 객원으로 무대에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