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타투 즐기는 젊은 세대, 간 건강 먼저 챙기세요

김창욱 |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의술인술]혼술·타투 즐기는 젊은 세대, 간 건강 먼저 챙기세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홀로 술을 즐기는 ‘혼술’ 문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혼남녀의 76%는 일주일에 한두차례 혼술을 한다고 밝혔으며, 트렌드를 반영해 TV에서도 혼술을 모티브로 한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학교·회사 등 집단생활에서 지친 하루 끝에 혼자만의 휴식 시간을 즐기고 싶어 하는 욕구가 드러난 것이다.

우리 사회의 과도한 음주문화는 오랫동안 국민들의 간 건강을 해치는 대표적 문제로 제기되어왔다. 회식과 같이 1~3차로 이어지는 단체 음주문화에 비해서는 나아 보이지만, 조용히 그리고 간단히 즐긴다고 해서 혼술족(族)의 간 건강이 안전한 것은 아니다.

술을 자주 마시게 되면 손상된 간세포가 재생될 시간이 없고, 체내의 영양 부족 상태를 초래해 심각한 만성 간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이나 영양상태가 나쁜 사람, 바이러스 간염환자라면 소량의 알코올 섭취도 심한 간손상을 야기할 수 있다. 혼술은 일상생활에서 자주 알코올을 섭취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기 때문에 빈도와 섭취량 조절이 반드시 필요하다.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남성은 하루 순수 알코올 20g 이하(소주 2잔 이내), 여성은 하루 10g 이하의 음주량이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금주와 건강한 식습관만으로 간 건강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잇따른 집단감염 사태로 사회에 큰 이슈를 만들어낸 C형간염은 상처 난 피부나 점막을 통해 오염된 혈액으로 전염되는 일종의 감염병이다. 비위생적인 문신, 피어싱, 정맥주사 약물남용 등이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점차 대중화되고 있는 젊은 층의 타투(문신)나 피어싱은 현재 의료인이 하지 않는 시술은 모두 불법이다. C형간염은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되기 전까지 특별한 증상도 없기 때문에, 이미 타투를 한 젊은이들이라면 시간을 내서 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C형간염은 늦지 않게만 발견하면 환자 건강 상태에 따라 완치가 가능해졌다. 최신의 경구용 항바이러스 치료제들은 12~24주 치료를 통해 완치율 90% 이상에 도달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되고 국내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치료제 중에는 국내 C형간염 환자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유전자 1b형을 100% 완치시키고 8주만 치료해도 98% 이상 치료하는 임상 결과를 내놓고 있어 환자와 의료진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오는 20일은 대한간학회에서 제정한 제17회 간의 날(Liver Day)이다. 이번 간의 날 테마는 ‘건전 음주와 간염 퇴치’로, 2014년부터 3년째 동일하게 이어진 주제다. 그만큼 음주 문화와 간염이 현대인의 간 건강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 요소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혼술과 타투를 즐기는 젊은 세대들도 나이를 가리지 않는 간 질환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관심으로 더욱 건강하게 젊음을 누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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