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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딸 특혜’ 의혹 들끓고 학생에 교수까지 나서자 ‘백기’

입력 2016.10.19 22:57

수정 2016.10.19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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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평생교육단과대 설립 두고 학생들과 갈등 이어와

각종 권력형 비리 연결고리 회자…비판 여론 못 견뎌

교육부, 의혹 조사 중…“교육부가 감사 대상” 지적도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이 사퇴를 발표한 19일 오후 이화여대 학생들이 교내를 행진하고 있다.     김정근 기자 jeongk@kyunghyang.com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이 사퇴를 발표한 19일 오후 이화여대 학생들이 교내를 행진하고 있다. 김정근 기자 jeongk@kyunghyang.com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54)의 버티기는 결국 석 달을 넘기지 못했다. 평생교육단과대학(미래라이프대학) 논란 이후에도 사퇴를 거부했던 그는 정유라씨(20)의 입학·학점 특혜를 둘러싼 학내외의 비판 여론을 견디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했다. 최 총장의 위기는 지난 7월28일 평생교육단과대학 설립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본관 점거농성과 함께 시작됐다. 시위 대응을 위해 학내에 경찰 1600명을 불러들여 논란을 키웠다. 학생들이 농성에 돌입하자 그는 일주일 만에 사업 철회를 선언하며 한발 물러났다. 하지만 학생들은 총장 퇴진을 요구하며 농성을 이어갔다. 당시에도 대학 내에서는 최 총장의 일방적인 업무 스타일과 ‘불통’이 학내 분규의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 정부의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60)와 딸 정유라씨 관련 의혹들이 잇따라 터져나오며 상황이 급변했다. 승마를 한 정씨가 2015학년도 체육특기생으로 입학한 과정이 논란이 되면서 ‘부정입학’ 의혹으로 비화됐다. 대학 측은 정씨 입학 직전 규정을 바꿔 승마를 특기생 종목에 포함시켰다. 합격에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진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원서 접수 후에야 획득했지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이 지난 8월3일 학생들이 점거농성 중인 대학 본관 앞에서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 철회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서성일 기자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이 지난 8월3일 학생들이 점거농성 중인 대학 본관 앞에서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 철회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서성일 기자

성적 평가 등 학업에도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 잦은 결석에 교수가 F학점을 공언했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수준 미달의 리포트와 수업 불참에도 좋은 성적을 받았다. 과제물을 빼먹은 정씨의 e메일에 교수가 극존칭을 써 보낸 답장이 공개되기도 했다. 수업 참석일수 부족으로 제적 경고를 받아 어머니 최씨가 학교를 다녀간 뒤에는 지도교수가 그만뒀고, 정씨에게 유리하게 학칙이 개정됐다. 정씨는 개정된 학칙을 소급 적용받아 출석하지 않고도 B학점 이상을 받았다.

정씨가 학교생활에서 특혜를 받는 과정에는 최 총장 측근으로 꼽히는 교수들이 여럿 개입됐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대표가 대학에 1억원을 기부하고, 최 총장은 김 대표 소유의 골프장에서 골프대회를 계획한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권 실세들의 각종 권력형 비리 의혹이 끊임없이 이화여대를 연결고리로 회자됐다.

궁지에 몰린 최 총장은 지난 17일 해명을 한다며 학내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학교 차원의 특별조사위원회 구성 계획도 밝혔다. 그러나 이후에도 의혹은 커져만 갔다.

정씨에 대한 특별 대우를 증언하는 학생들의 대자보가 캠퍼스 곳곳에 나붙었다. 18일 의류산업학과 재학생 및 졸업생 140명은 대자보를 통해 “권력자 밑에 붙어 비리에 동조하는 당신들을 교육자라고 스승이라고 할 수 있냐”며 최 총장 사퇴를 요구했다.

교수협의회 역시 개교 이후 처음으로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장외집회를 예고했다. 교수·재학생·졸업생 등 학교 전체가 나서자 최 총장은 결국 백기를 들었다.

남은 의혹은 여전하다. 입학과 성적 특혜가 누구 지시로 어떻게 이뤄졌는지는 차후 밝혀져야 할 문제다. 대학과 교육부가 조사에 착수했지만 결과를 신뢰하기는 이미 힘든 상황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화여대로부터 입시와 학사운영 관련 자료를 받았다. 검토한 뒤 감사에 착수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작 감사를 받아야 할 대상은 교육부라는 비판도 나온다. 교육부는 올해 9개 대학재정지원사업 중 8개 사업에 이대를 선정했다.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83일간 본관 점거 농성을 벌인 학생들은 본관 농성 해제 여부 등을 논의했다. 이들은 “최 총장의 사임에 적극 동의한다”면서도 “본관 점거 해지 여부 및 총장 사임과 별도로 학교는 이화의 가치를 훼손한 의혹에 명확하게 해명하고 학내 시위 관련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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