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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밀레·고흐인상주의 명작을 만나다

한가람미술관 ‘오르세미술관 개관 30주년 특별전’

같은 밀밭의 여인들, 그러나 평가 엇갈린 두 그림…왜?

장 프랑수아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1857), 캔버스에 유채, 83.5×110㎝

장 프랑수아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1857), 캔버스에 유채, 83.5×110㎝

19세기 중반, 두 명의 프랑스 화가가 시골에서 각각 이삭 줍는 여성들을 그렸다.

한 그림은 정치적 메시지가 부각되며 평단의 외면을 받았고, 다른 한 그림은 비평가와 대중 모두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시간의 세례를 받으며 평가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냉혹한 평가를 받았던 그림은 오늘날 전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살롱전에서 성공을 거뒀던 그림은 지방의 미술관을 전전하게 된다.

두 그림이 갖는 차이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프랑스 국립 오르세미술관’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르세미술관은 한·불 수교 130년, 오르세미술관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29일부터 특별전을 열고 있다. 전시장엔 미술관 개관 후 유럽 이외 지역으로는 처음 반출되는 빈센트 반 고흐의 ‘정오의 휴식’을 비롯해 19세기 인상주의 명작 13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쥘 브르통 ‘이삭을 줍고 돌아오는 여인들’(1859), 캔버스에 유채, 90.5×176㎝  오르세미술관 제공

쥘 브르통 ‘이삭을 줍고 돌아오는 여인들’(1859), 캔버스에 유채, 90.5×176㎝ 오르세미술관 제공

전시장 가장 중요한 자리 중 한 곳에 장 프랑수아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이 걸렸다.

농민들의 일상을 화폭에 담아온 밀레는 이 작품에서 농민들의 노동자 계급을 부각시키는 표현을 극대화했다. 멀리 보이는 자작농들은 부를 나타내는 높은 짚더미 옆에 서 있다. 그와 대비돼 허리를 굽히고 있는 세 명의 여성의 모습에선 힘든 노동이 강조된다. 해가 저물기 전까지만 이삭을 주울 수 있기 때문에 얼굴과 손이 검게 그을었다. 밀레의 그림에는 노동하는 이들의 가난과 비참함이 분명하게 표현돼 있다.

밀레의 작품 근처엔 같은 소재지만 전혀 다른 공기를 품고 있는 그림이 걸렸다. 쥘 브르통의 ‘이삭을 줍고 돌아오는 여인들’이다. 브르통의 작품 속 농민 여성들은 활력을 내뿜고 있다. 낱알을 줍고 있는 밀레의 여성들과는 달리, 이들은 수확물을 양손에 가득 들고 있다. 빈곤과 고단함보다는 대지의 풍요로움과 함께 시적인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브르통의 그림은 후에 시골 농민들의 생활을 이상적으로 낭만화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전시를 위해 최근 방한한 자비에 레 오르세미술관 회화부 학예실장은 “두 그림은 당대 노동하는 농민들에 대한 다른 정치적 해석과 시학을 펼치고 있다”며 “1차 세계대전 후 인기가 사그라진 사실주의 걸작들이 꾸준히 재발견됨에 따라 새로운 비교 전시의 기회가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정오의 휴식’(1889~1890), 캔버스에 유채, 73×91㎝

빈센트 반 고흐의 ‘정오의 휴식’(1889~1890), 캔버스에 유채, 73×91㎝

반 고흐가 생 레미 드 프로방스의 생 폴 병원에 입원해 있던 시절 그린 ‘정오의 휴식’은 오르세미술관 개관 이후 유럽 외 지역으로는 처음 반출됐다. 기 코즈발 관장은 미술관에서도 가장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는 작품 중 하나인 ‘정오의 휴식’에 대해 “특별히 이번 전시만을 위해 이례적으로 이 작품의 해외 반출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에드가 드가가 부채 위에 그린 ‘발레’ 작품은 이번 전시에서 꼭 눈여겨봐야 하는 작품이라고 자비에 레 학예실장은 귀띔한다.

대중의 기호에 맞춘 ‘블록버스터’전이지만 인상주의를 비롯해 후기인상주의, 사실주의, 상징주의 등 19세기 다양한 사조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내년 3월5일까지 계속된다. (02)325-1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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