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의 인기 어린이 프로그램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에 ‘비선 실세’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가 10년 전 승마 유망주로 출연했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EBS가 최씨의 조카가 관련된 행사를 후원했고, 최씨가 EBS 사장 선임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데 이어 정씨가 인기 프로그램에 출연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EBS와 최씨의 관계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7일 온라인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공개된 <보니하니>의 2006년 7월 19일 방송분을 보면 이날 방송에는 ‘말과 함께 꾸는 꿈, 승마선수 정유연(개명 전 이름)’이라는 제목으로 정씨가 출연했다. 당시 11세 초등학생이었던 정씨가 마장마술을 연습하는 모습, 교내 방송반 활동을 하는 모습 등이 등장한다. 영상 중간에는 명품 쇼핑백을 든 최씨가 딸 정씨에게 “수고했다”는 격려를 하는 모습과 호화로운 정씨 집 모습도 공개됐다. 이 프로그램은 “나중에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정씨의 각오로 마무리됐다.
<보니하니> 2006년 7월 방송분
앞서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지난 2일 최씨가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회사 플레이그라운드 관련 문건 속에서 우종범 현 EBS 사장의 이력서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 이력서는 EBS 사장 임명 보름 전, 방송통신위원회가 EBS 사장 원서 접수를 받던 기간인 지난해 11월 9일 출력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언론노조는 5일 성명을 통해 “우종범 사장은 취임 전부터 연예인 다수로 구성된 회오리축구단 고문으로 있었다”고 밝혔다. 이 축구단은 최씨의 언니인 최순득씨가 연예인 인맥을 관리하는 통로였다고 알려져 있다. 언론노조는 “EBS 사장 후보자 이력서 유출에 대해 최성준 방통위원장이 소명하고 국회가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최순득씨 딸 장시호씨가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주최 행사를 EBS가 후원하고 뉴스 프로그램에서 보도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최명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월 강원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제1회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스키캠프 및 스키영재 선발대회’ 행사를 EBS가 후원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난달 밝혔다. 센터가 지난해 12월 경기 과천빙상장에서 열린 스케이팅 체험교실과 올해 2월 강원 춘천 의암빙상장 빙상캠프를 개최하면서는 EBS로부터 후원 승인도 받지 않고 무단으로 후원 명칭을 사용했지만 EBS는 이에 대해 어떤 조치도 하지 않은 것으로도 확인됐다. 그러면서 EBS는 지난해부터 올해에 거쳐 센터 행사에 대한 리포트를 모두 3건 보도했다.
당시 EBS 관계자는 경향신문에 “후원 명칭 무단사용에 대해서는 이번에 처음 알게 돼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며 “해당 리포트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EBS가 과거에도 스포츠꿈나무 육성 관련 보도를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취재해 보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