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시티 설모 대표 “현 전 수석에 돈 필요한 지인 연결…자금 출처·액수, 검찰 조사 통해 알았다”
부산 해운대 엘시티 비리에 연루돼 구속된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57)이 엘시티 시행사 실소유주 이영복 회장(66·구속기소)으로부터 50억원을 받아 선이자를 떼고 부산 문현금융단지 비아이(BI)시티 시행사 실버스톤 대표 설모씨(57)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선이자는 5억원으로 추정된다.
현 전 수석을 통해 이 회장의 돈을 건네받은 설씨는 지난 7일 오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정황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설씨는 “지난 7월 초 현 전 수석에게 자금이 필요한 지인 ㄱ씨를 소개했고, 현 전 수석이 2~3일 만에 자금을 마련해 돈봉투를 줘서 뜯어보지도 않고 ㄱ씨에게 전달했다”며 “그 자금이 이 회장의 계좌에서 나왔다는 것은 검찰 조사를 받으며 알게 됐다”고 밝혔다. 2014년 발행된 10억원짜리 4장, 1억원짜리 5장으로 총 45억원인 것도 검찰 조사에서 알게 됐다고 했다. 이 회장이 현 전 수석에게 건넨 돈은 5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설씨는 “현 전 수석이 이자를 미리 뗐다고 해서 총 금액이 얼마인지 묻지 않았고 차용증도 없었다”며 “사건이 불거진 후 생각해보니 큰돈을 차용증도 없이 거래한 데는 이유가 있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중간에서 정말 자금세탁을 맡아 하려 했다면 봉투를 뜯어 수표를 보고 돌리던지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돈을 빌린 ㄱ씨는 서울에서 건설업을 하는 사업가로 이달 자금을 돌려주기로 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설씨는 “6~7년 전 지인을 통해 현 전 수석을 소개받았고, 이후 골프와 술자리를 통해 친구처럼 지냈다”고 말했다. 현 전 수석에게 지인 ㄱ씨의 자금융통을 부탁한 것에 대해서는 “현 수석과 나를 동시에 아는 후배에게서 ‘현 전 수석이 자금을 돌릴 수 있는 루트가 있더라’라는 말을 듣고 부탁하게 됐다”고 밝혔다.
설씨는 현 전 수석의 소개로 이 회장과도 몇 년 전 알게 돼 함께 술자리를 갖기도 했으나 최근 1년간은 전화통화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 전 수석은 2014년에도 이 회장에게서 5억원을 받아 또 다른 사업자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거액의 수표가 오간 것과 관련, 현 전 수석은 “기억 나지 않는다”며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 구속 전 자해를 한 현 전 수석은 많은 출혈로 인해 6일 수혈을 했으며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으나 외형적 질병은 없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10일 1차 구속기간이 만료돼 20일까지 연장해 현 전 수석을 조사하기로 했다.
한편 부산지검 엘시티 수사팀은 BI시티 특혜 의혹과 관련, “엘시티 수사 본류와는 다른 것이지만 외혹 제기에 대해 살펴보고 범죄 혐의가 있다면 수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다음주 중 정기룡 전 부산시 경제특보를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정 전 특보는 엘시티사업 시행사인 엘시티PFV에서 자금관리 부문 매니저와 대표를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