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승마협회가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를 위해 허위문서를 생산하는 등 조직적으로 정씨를 지원한 사실이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서 확인됐다. 문체부는 입학비리가 확인된 정씨 및 규정을 위반한 승마협회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를 요청하고, 감사 결과를 특검에 제출할 계획이다.
문체부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7일까지 대한체육회와 합동으로 실시한 승마협회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를 이같이 발표하고 징계 5건, 시정 5건, 환수 1건 등 총 11건의 후속조치를 추진하겠다고 14일 밝혔다.
정씨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 승마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승마협회는 그 해 6월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선발전 심판 선정을 의결한 제3차 이사회 내용에 대해 선발전의 공정성을 위해 보안각서를 작성했으나 정작 심판 섭외 담당자와 심판이사는 보안각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결국 선발전 심판의 정보(국적)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승마협회 모 차장에게 유출됐다.
승마협회는 정씨가 허위로 부실하게 작성한 국가대표 훈련보고서도 눈감아줬다. 2014·2015년 정씨의 국가대표 훈련보고서는 제출기한 초과, 훈련장소·책임자 등 주요 내용 누락, 선수서명 불일치 등으로 체육회의 국가대표 훈련관리지침을 위반했다. 문체부는 훈련보고서를 실제 훈련한 내용에 따라 다시 제출하고 증빙이 안 되거나 제출하지 않는 경우에는 해당 훈련비를 환수하도록 요구했다.
승마협회가 2013년 3월31일 정씨가 다니던 청담고로 발송한 국가대표선수 시간 할애 요청도 허위문서였다. 승마협회는 국가대표 합동훈련(2014년 3월24일~6월30일)이 있다는 이유로 이 요청서를 청담고에 보냈으나 실제로는 합동훈련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협회 간부의 지시를 받은 담당자가 발송한 것이었다.
또 승마협회 김모 전무가 봉사활동 내역과 시간을 기술하지 않는 백지 봉사활동확인서를 정씨를 위해 발급하도록 지시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 확인서로 정씨는 5건, 40시간의 봉사활동 실적을 인정받았다.
2014년 전국체육대회 승마 경기 장소도 정씨 때문에 갑자기 변경됐다. 경기 장소 변경은 당시 조직위원회인 제주도가 대회 개최 4개월 전까지 체육회 승인을 받아 추진해야 한다. 그러나 승마협회는 제주도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개최지 변경을 요청했고, 체육회는 전국체전 8일 전에 이를 승인해 전국체전 규정을 위반했다.
승마협회가 1단계 최대 505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대한승마협회 중장기로드맵’을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자의적으로 추진한 사실도 적발됐다. 삼성이 후원한 이 로드맵은 지난해 6월 승마협회 김모 전무의 지시에 따라 박 모 전 전무로부터 초안을 받았고, 이후 마사회 승마진흥원의 보고서를 받아 보완한 것이다.
당시 삼성은 국가대표 해외 전지훈련에 파견할 선수와 준비단장 등을 추천해달라고 협회에 요청했고 협회는 마장마술 10여명, 장애물 10여명의 선수를 추천했다. 마장마술 선수 명단에 정씨가 포함돼 있었다.
승마협회가 지난해 8월7일 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규정을 위반해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선수 선발규정을 개정한 사실도 감사에서 확인됐다. 당시 승마협회는 ‘선발전 3회 실시한 성적으로 선발’하는 방식에서 ‘세계선수권대회 참가 자격을 획득한 경우 선발전을 개최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을 개정했다. 그러나 체육회 규정은 직전 개정일(2015년 2월24일) 이후 1년 이상 지난 후 규정을 개정할 수 없고 1년 이내에 재개정이 필요한 경우 체육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문체부는 이번 특정감사 결과에 따라 관련 규정 위반, 허위문서 발급 등을 한 관련자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고, 특정감사 결과 자료는 특검에 제출해 수사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다. 또 이화여대 체육특기자 입학 비리가 확인된 정씨를 징계하도록 체육회에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