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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삼성, 정유라에 돈 지원 근거 만들려 승마협회 이용 ‘알리바이 문건’ 작성

입력 2016.12.22 06:00

마장마술 선수 선발권 대행사 통해 운영·관리 등 삼성 배후서 움직인 정황

최순실 “삼성 지속 후원”

대한승마협회가 지난해 9월 삼성이 최순실씨(60)의 딸 정유라씨(20)의 해외 승마훈련을 지원하기 위해 78억원을 송금한 시점에 맞춰 ‘한국 승마 중장기 로드맵 수립에 따른 후원사 지원요청 기본계획(후원사 지원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원계획에는 삼성이 총 257억여원을 승마 유망주 육성에 후원하고 전문 대행사를 활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최씨의 개인회사인 독일 ‘비덱스포츠(대행사)’에 거액의 자금을 지원한 삼성이 사후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승마협회 회장사 지위를 이용, ‘구색 맞추기용’으로 지원의 근거가 되는 문건을 만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21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후원사 지원계획’ 문건을 보면 승마협회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목표로 전략 종목인 장애물, 마장마술 분야 선수단 창단을 추진했다.

이 문건의 ‘포스트 올림픽을 위한 선수단 창단’ 항목에는 “승마협회와 삼성/한국마사회가 협의해 선발위원회(가칭)를 신설하고 심사를 거쳐 장애물, 마장마술 선수를 각각 4인 선발한다”고 적혀 있다. 사실상 승마협회를 장악하고 있는 삼성 측에 ‘선수 선발권’을 부여한 것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문건에 적힌 ‘독일 베이스 캠프(Base-Camp)’ ‘훈련마필(3필/인) 및 예산 확보’ 등의 내용이 최씨에게 현금 지원을 결정한 삼성이 배후에서 움직인 정황이라고 보고 있다. 문건이 생산된 시점인 지난해 9월 삼성은 두 차례에 걸쳐 총 78억원을 독일에 있던 최씨의 해외 계좌로 순차적으로 입금했다.

이후 최씨는 독일 현지에서 고가의 말과 숙소를 구입하는 데 이 돈을 사용했다. 문건에는 ‘올림픽 선수단 구성 및 역할’과 관련해 선수단 단장을 삼성 임원 중 1명으로 하는 방안도 적혀 있다.

이 문건에는 삼성이 컨설팅 계약을 체결한 최씨의 개인회사 ‘비덱스포츠’와의 거래관계를 염두에 둔 대목도 등장한다. 문건의 ‘업무분장 기본 방향’ 항목에는 “올림픽 PJ(프로젝트) 추진단을 구성하고 이에 공식 운영 ‘전문 대행사’를 활용해 선수단을 운영·관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로부터 한 달 전 삼성은 승마 유망주 육성 명목으로 2018년까지 220억원 지원을 조건으로 비덱스포츠와 계약을 체결했다. 문건의 ‘단체별 업무분장’ 항목에서는 삼성에 마장마술 선수단 지원을 맡기면서 ‘대행사 활용’이라는 문구가 또 적혀 있다.

마장마술은 정유라씨가 활동 중인 부문이다. 삼성이 이 같은 방식으로 선수단에 후원할 금액으로는 2015년 32억1000만원, 2016년 55억9000만원, 2017년 82억9000만원, 2018~2020년 각 28억9000만원씩 총 257억6000만원이 책정됐다.

한편 최씨는 조카 장시호씨(37)의 뒤도 봐주면서 삼성의 지속적인 후원을 호언장담했다. 특검에 따르면 최씨는 올해 1~2월 장씨에게 “삼성에서 지속적으로 후원을 해준다고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최씨의 말대로 지난해 10월 장씨가 설립한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5억5000만원을 후원한 삼성은 올해 3월 10억7800만원을 추가로 지원했다.

이처럼 박근혜 대통령을 등에 업은 최씨가 삼성을 ‘사금고’로 활용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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