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 직원도 10명 이내”…세월호 당일 미용시술은 부인
“의무동 근무” 증언 뒤집고 관저서 먼 “의무실 있었다”
“김상만 자문의, 본 적 없다…약 받아왔다” 오락가락

프로포폴 들고 “필러·리프트 시술 했습니까?”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오른쪽)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프로포폴 주사액을 들고 조여옥 대위(왼쪽 뒷모습)에게 질문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16일 청와대에서 간호장교로 근무했던 조여옥 대위가 22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조 대위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영양)주사를 놓은 적이 있다는 사실과 함께 박 대통령에게 투여할 약을 청와대 밖에서 타온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청문회가 진행될수록 말바꾸기를 반복해 의혹을 더 크게 만들었다.
미국 연수 중 귀국한 조 대위는 이날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이 “태반·백옥·감초주사를 (대통령에게) 직접 놓은 건 조 대위냐”고 묻자 “처방이 있는 한 제가 처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 의원이 “(주사를 맞은) 직원은 10명 미만이고, 대부분 대통령이 맞지 않았느냐”고 다시 묻자 조 대위는 “저도 10명 이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부 병원에서 대통령 약을 몇 번이나 타왔느냐”는 새누리당 이혜훈 의원 질문에는 “없다”고 답변했다가 말을 바꿨다. 조 대위는 이 의원이 “약이든 주사제든 있느냐 없느냐”고 재차 추궁하자 “한 번 정도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미용시술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 대위는 “대통령이 필러나 리프트 시술한 게 있느냐”는 민주당 안민석 의원의 질문에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비선 진료’ 의혹의 중심에 있는 최순실씨 단골 성형외과 김영재 원장, 김상만 청와대 자문의에 대해서도 “한 번도 본 적 없다”고 말했다.

조여옥 대위가 22일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답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그러나 조 대위의 증언 일부는 곧 거짓말로 드러났다. 이혜훈 의원이 추가 질의를 하면서 “아까 외부병원 약 받으러 간 적 있다고 했는데 한 번 이상인 것 같다. 주로 어디로 갔냐”고 묻자 “보통 서울대병원이나 김상만…”이라고 대답했다. 직접 약을 타러 갔으면서도 한 번도 김상만 자문의를 본 적이 없다고 말한 것이다.
조 대위는 귀국 뒤 행적에 대해 불분명하게 답했다가 질타를 받기도 했다. 안 의원은 “조 대위는 귀국 후 가족 이외에 누구도 만나지 않았다면서 19일 만난 사람은 누구냐”고 물었고, 조 대위는 “간호장교 동기 3명을 만나 저녁식사를 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성태 특조위원장이 “왜 답변이 달라졌냐”고 묻자 “기무사나 군 관계자들을 묻는 줄 알았다”고 변명했다.
청문회 후반부에는 조 대위와 간호사관학교 동기인 국군수도병원 소속 이슬비 대위가 상관에게 보고하고 조 대위를 따라온 것이 드러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조 대위는 또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의무실에서 근무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한국 언론의 미국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대통령을 진료하는) 의무동에서 근무했으며, 박 대통령이 의무동에 온 적도 있다”던 답변을 번복한 것이다.
조 대위는 “당시 미국에서 확인할 방법도 없었고 오래된 기억이라 정확히 기억을 못했다”며 “차분히 되짚어 보니 당시에는 의무실에서 근무한 것이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