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여파가 연말 송년회 풍경도 바꾸고 있다. ‘최순실’ ‘위하야’ ‘장시호’ 등 시국을 풍자한 건배사가 등장하고 관련 의혹에 휩싸인 많은 대기업과 정부 부처들은 송년회를 간소하게 진행하는 분위기다.
올해 새로 등장한 송년회 건배사에는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인 최순실씨와 박근혜 대통령을 비꼰 것들이 많다. ‘최순실’ 건배사는 ‘(최)대한 마시자, (순)순히 마시자, (실)려 갈 때까지 마시자’는 의미다. 또 ‘위하야’는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위(하야)’, 최씨 조카 이름인 ‘장시호’ 건배사는 ‘(장)소불문, (시)간불문, (호)탕하게 마시자’는 뜻이라고 한다.
박 대통령이 했던 건배사를 패러디한 건배사도 등장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9월24일 장차관 워크숍 이후 열린 청와대 만찬에서 ‘(비)전을 갖고, (행)하면, (기)적을 이룬다’며 건배사로 ‘비행기’를 외쳤다. 그러나 직장인들 사이에선 이를 비꼰 ‘(비)전도 없고, (행)실도 나쁘고, (기)가 찬다’란 의미의 ‘비행기’ 건배사가 유행 중이라고 한다.
송년회 분위기도 변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최모씨(31)는 26일 “매년 서울 시내 호텔에서 본사 전 직원을 대상으로 했던 송년회를 올해는 부서별로 소규모로 진행했다”며 “회사가 ‘최순실 게이트’ 관련 의혹에 연루돼 자중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모 중앙부처 공무원은 “송년회의 ‘송’자도 꺼내기 힘든 분위기”라며 “부서장 중심으로 간단히 저녁 먹고 일찍 집에 갔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ㄱ씨는 “나라꼴이 어수선한데, 그 피해를 고스란히 우리가 떠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