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인근에 주차된 경찰버스에 ‘새 날은 온다’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가 붙어있다. 이유진 기자
▶관련 기사-[‘송박영신’ 2016 마지막 촛불집회]광화문에 울려퍼지는 “하야 뉴 이어!”
올해 마지막까지 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퇴진을 외치며 거리로 나왔다.
3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주변에서는 이날 저녁 진행될 ‘송박영신’(옛것을 보내고 새것을 맞는다는 뜻의 ‘송구영신’에 박근혜 대통령의 ‘박’을 합친 의미) 촛불집회를 앞둔 사전 행사가 진행됐다.
31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부역자들에게 돌팔매질하기’ 행사. 이유진 기자
‘부역자들에게 돌팔매질하기’ 행사에선 시민들이 바닥에 놓인 공을 집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우병우 전 민정수석·황교안 국무총리, 김진태·유승민·이정현·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등의 사진에 던졌다. 이들의 얼굴을 현상수배 전단지에 합성한 포스터 위엔 ‘박근혜 정권의 부역자들, 다음은 너희 차례다’라는 문구가 놓였다.
이 행사를 기획한 엄재희 시민불복종행동 대표(27)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됐다고 끝난 게 아니라 부역자 처단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부역자들을 향해 시민들이 돌팔매질을 해 쫓아내자는 취지의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향해 돌팔매질을 한 시민 김주형씨(28)는 “사회가 준 권력을 사유와해서 쓴 것에 분노를 느꼈다. 공을 던져보니 속이 시원하지만 이 정도로는 다 풀리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31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청년당이 마련한 ‘청년 헌법재판소 시민판결대’. 이유진 기자
청년당은 ‘청년 헌법재판소 시민판결대’를 마련해 시민들이 직접 헌법재판관이 돼 탄핵 인용 판결을 내리는 행사를 연출했다.
31일 광화문광장을 오간 시민들이 꼽은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사라져야 할 3가지’. 이유진 기자
광장 한쪽에선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사라져야 할 3가지’ 투표가 진행됐다. 시민들은 저마다 ‘재벌’ ‘비정규직’ ‘위안부 굴욕합의’ ‘세월호 진실은폐’ ‘국정교과서’ 등에 표를 던졌다. 특히 ‘세월호 진실은폐’와 ‘국정교과서’, ‘위안부 굴욕합의’가 많은 표를 받았다.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김인진씨(45)는 “늘 한국 사람들은 열심히 사는데 왜 그만큼 행복하지 못할까 고민해왔다. 그런데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보니 잘못된 정치탓인 것 같다”며 “2017년엔 정치가 바로 잡히고 노력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고 행복할 수 있는 세상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순심씨가 31일 광화문광장에 나눔을 위해 가지고 나온 자양강장제 ‘박탄’ 1만병. 이유진 기자
이날 광화문 곳곳에선 시민들의 자발적 나눔이 이어졌다. 김순심씨(47)는 자양강장제 ‘박탄’ 1만병을 들고 나왔다. 그는 “원래 1979년부터 나온 제품인데 마침 이름이 박탄이라 ‘박근혜 탄핵’의 의미를 담았다”며 “국민들이 올 한해 힘들었으니 드시고 힘내셔서 새해 기분좋게 맞이하시라고 무료나눔 중”이라고 밝혔다.
31일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시민 캐리커쳐’ 행사를 기획한 시사만화가 이동수씨. 이유진 기자
시사만화가 이동수씨는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의 캐리커쳐를 그려줬다. 이동수씨는 “박근혜 대통령 물러나지 않고 있는데, 촛불시민들이 지치지 말고 끝까지 축제같은 이 집회에 계속 나오시라고 응원하기 위해 캐리커쳐 그려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31일 광화문 텐트촌에 내걸린 ‘아무 깃발’들. 이유진 기자
정부의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에 항의하는 뜻에서 예술인들이 만든 광화문 텐트촌에선 ‘아무 깃발 대잔치’가 열렸다. ‘민주묘총’ ‘전국고양이노동조합’ ‘독거총각 결혼 추진회’ ‘한국곰국학회’ ‘혼자온사람들’ ‘모두본방사수위원회’ 등의 깃발이 내걸렸다. ‘새우만두노조’에선 직접 만두를 구워 나눠줬다.
‘박근혜퇴진국민행동’ 등 시민단체는 이날 저녁 병신년 마지막 촛불집회를 연다. 본행사에선 가수 신대철·전인권씨 등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이날 모인 인원까지 합쳐 촛불시민의 누적 숫자가 1000만을 돌파하리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