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 귀국…강제 추방…적색수배로 체포 후 인도 청구소송
두 달 넘게 유럽에서 도피 행각을 이어온 최순실씨(61)의 딸 정유라씨(21)가 덴마크 경찰에 불법체류 혐의로 붙잡히면서 귀국 시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일 정씨의 법률대리인을 통해 자진 귀국을 유도하는 한편 불응에 대비해 강제 송환 절차에도 착수했다.
정씨는 아이를 돌볼 수 있게 불구속 수사를 보장한다면 자진 귀국할 뜻을 특검에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과의 조율에 따라 정씨의 송환은 급진전 될 수도 있다.
덴마크 현지에 구금 중인 정씨가 자발적으로 귀국 의사를 밝히면 특검 조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특검이 정씨의 법률 대리를 맡고 있는 이경재 변호사와 접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변호사는 정씨의 체포 소식이 전해지자 “귀국하면 특검 조사에 적극 협력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씨가 자진 귀국을 결정한다면 체포된 시점인 2일 새벽 이후 최소 24시간에서 최장 72시간 정도 걸리는 현지 경찰의 조사가 끝나는 대로 귀국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2월 말로 임박한 특검의 1차 수사기한 내에 정씨가 입국해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자진 귀국 카드가 무산되면 차선책은 덴마크 정부의 강제 추방을 기다리는 것이다. 현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정씨의 불법체류 혐의 인정 여부가 추방의 관건이 된다. 정씨의 불법체류 혐의가 인정되면 덴마크 정부는 정씨를 추방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정씨가 현지에서 이의제기를 하면 송환이 늦어질 수 있다.
정씨의 불법체류 혐의가 현지 경찰에서 인정되지 않는다면 송환 절차는 복잡해진다. 특검은 정씨가 석방될 것 등에 대비해 범죄인 인도 절차의 전단계로 신병을 현지 정부가 확보해 놓도록 하는 긴급인도구속을 경찰청을 통해 덴마크 경찰당국에 요청했다. 이는 불법체류와는 별개로 정씨가 국내에서 받고 있는 업무방해 혐의를 근거로 한다. 이 또한 덴마크 정부가 받아들여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
정씨가 자진 귀국을 거부하고 현지 경찰에서 석방된다면 특검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의 적색수배령에 의존해 정씨의 송환을 추진해야 한다. 인터폴 적색수배가 발령되면 회원국 어디서든 강제력을 동원해 본국으로 압송할 근거가 생긴다. 정씨에 대한 적색수배 발령 여부는 3일쯤 인터폴 사무총국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도 정씨가 덴마크 현지에서 풀려날 경우 추가 도주에 대비해 여권 무효화 조치를 추진 중이지만 아직 정식 발효가 되진 않은 상태다.
인터폴 적색수배령으로 정씨가 현지 경찰에 체포되어도 범죄인 인도 청구 절차를 밟아야 한다. 2년 반 넘게 프랑스에서 송환 거부 소송을 벌이고 있는 고 유병언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유섬나씨의 상황이 재현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정씨는 비영주권자이고 체류 기간이 길지 않아 영주권자인 유씨 사례와 비교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유 회장의 측근이자 ‘금고지기’로 알려진 김혜경 한국제약 대표(55)는 2014년 10월 비슷한 상황에서 미국에서 추방된 사례가 있다.
결국 정씨가 조기에 송환될지 여부는 정씨에게 달린 셈이다. 일각에서는 정씨가 두살배기 아이를 동행한 상태에서 장기 해외 도피로 심신이 지쳐 있다는 점에서 타국에서 기약 없는 법정 공방을 감내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