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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보다 못한 박근혜의 거짓말

입력 2017.01.12 21:13

수정 2017.01.12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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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통계보다 못한 박근혜의 거짓말

통계는 복잡하고 어렵다. 어떤 기준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일쑤여서 자의적으로 왜곡할 수 있다.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자서전에서 “세상에는 세 종류의 거짓말이 있다. 거짓말(lies), 지독한 거짓말(damned lies), 그리고 통계(statistics)다”라고 했다. 사회현상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통계는 신문기자로도 활동했던 그에게 왜곡을 넘어 최고 수준의 거짓말이었던 셈이다.

[편집국에서]통계보다 못한 박근혜의 거짓말

연초에 통계를 둘러싸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보수 논객 전원책 변호사와 야권의 유력한 대선후보 이재명 성남시장이 토론을 벌이다 법인세 실효세율을 놓고 언성을 높였다. 이 시장은 11%, 전 변호사는 16%대라고 주장하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소셜미디어에서도 격론이 벌어졌고 토론을 주선한 방송사는 팩트 체크까지 하는 서비스를 했다. 결론은 맞기도 틀리기도 했다. 기준에 따라 이렇게도 저렇게도 보일 수 있는 통계를 내밀며 남 말은 듣지도 않고 제 고집만 피웠다. 전 변호사와 이 시장 지지자들은 각각 자기네 통계가 맞고 상대는 거짓말을 했다며 여전히 논쟁 중이다.

기획재정부는 실효세율을 ‘납세자가 부담하는 세액의 과세표준에 대한 비율’이라고 정의한다. 과세표준은 기업의 사실상 소득이다. 국세청이 매년 발간하는 국세통계연보에 기록된 31만3098개 기업의 법인세 과세표준과 총부담세액으로 실효세율을 구했다. 2012년 16.8%에서 2013·2014년 16%로 떨어졌고, 2015년 16.1%로 소폭 올라갔다. 각종 공제·감면을 받은 뒤 산출하는 실효세율은 법정 법인세율보다 낮기 마련이다. 2015년 실효세율은 과세표준 2억원 이하(법정세율 10%) 8.9%, 200억원 이하(20%) 14.2%, 200억원 초과(22%) 16.9% 등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법인세 실효세율이 지나치게 낮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임환수 국세청장은 “외국 납부 세액공제를 포함하면 19% 전후”라고 밝혔다. 이는 200억원 초과 기업의 실효세율과 2%포인트가량 격차를 보인다. 국세통계 자료를 토대로 산출한 실효세율 통계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

개인이든 법인이든 납세 정보는 비밀이다. 다만 국세통계는 세액 규모에 따라 법인세 납부 현황을 공개하고 있어 대기업의 법인세액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각 기업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2015년 5000억원 초과 법인세를 낸 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한국전력, 현대모비스 등 6곳으로 추정된다. 이들 대기업의 과세표준 총액은 42조8383억원으로 세율 22%를 적용한 법인세는 9조4223억원이다. 하지만 각종 감면과 공제를 받아 6조634억원만 부담했다. 실효세율은 14.2%로 법정세율보다 8%포인트 가까이 낮다.

최저한세율이라는 게 있다. 법인이 각종 세액공제나 감면을 받아 지나치게 세금을 적게 내는 것을 막기 위해 최소한 내야 하는 세율을 조세특례제한법에 규정했다. 과세표준 100억원 초과 1000억원 이하 12%, 1000억원 초과 17% 등이다. 최저한세율을 어겨 신고·납부 불성실 법인으로 판명되면 가산세를 내야 한다. 그런데도 법인세 상위 6개 대기업의 실효세율은 최저한세율에 크게 못 미친다. 외국에서 납부한 세금과 사업장 지방이전 감면 등을 예외로 인정하는 탓에 최저한세율보다 낮은 실효세율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이들이 받은 법인세 공제·감면액은 3조3589억원이다. 법인세를 내는 한국 기업의 0.002%에 전체 공제·감면액의 3분의 1 이상이 집중됐다. 거기에도 나름 이유가 있겠지만 통계를 대할수록 속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거짓말이 일상화한 지금 통계를 펼쳐놓고 씨름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자괴감이 든다’. 소득이 많은 기업과 개인은 세금을 더 내고, 적은 이는 덜 내면 단순해질 텐데, 제도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시민이 두루 잘살 수 있도록 정부가 공정하게 세금을 징수하고 분배하면 된다. 그런데 꼼수가 난무하니 정부가 뭘 해도 믿기 힘들다. 박근혜 대통령이 시민을 속인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럼에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측근과 장관, 대학교수, 기업인, 의사 등은 입만 열면 거짓말을 내뱉는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으며, 팥으로 메주를 쑬 수 있다고 한다. 대통령에 비하면 통계라는 옷을 입은 거짓말은 점잖은 편이라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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