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아닥친 한파도 광주 금남로에 모인 인파를 막지못했다.
14일 오후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박근혜 퇴진과 부역자 처벌을 촉구하는 광주시민들의 목소리는 계속됐다. 3000여명이 금남로를 메운 가운데 열린 이날 12차 광주시민촛불대회에는 풍물패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민중의례, 정원스님 추모, 시민자유발언, 문화공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14일 광주 금남로에 모인 시민 3000여명이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12차 시민촛불대회를 열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한일위안부 합의 폐기 여론을 확산시키기 위한 거대한 ‘평화의 소녀상’이 등장, 눈길을 끌었다.
박근혜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는 이날이 박종철 열사 30주기라는 사실을 알리며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은 30년 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돼 이 나라 민주주의의 새 장을 열었다”며 “더욱 뜻깊은 촛불 행사로 열사의 뜻을 이어가자”고 행사 의미를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이에 ‘박근혜 즉각 퇴진’ ‘김기춘·우병우·황교안 부역자 처벌’이라 쓰인 손팻말을 들고 화답했다.
14일 광주 금남로 촛불집회에는 ‘평화의 소녀상’이 등장, 한일 위안부 협정 폐기를 알리고 있다.
이날 행사엔 청소년들의 발언들이 차가운 거리의 분위기에 덥혔다.
시민자유발언에 나선 풍암고 박선제 군(17)은 “나라를 거짓으로 다스려온 사람들을 볼 때마다 어이가 없다”면서 “정의를 향한 촛불은 금방 꺼지지 않을 것”고 힘주어 말했다.
무대 아래에서 사회자의 지목으로 발언을 한 김소혁 군(광주대성초 5년)은 “집에서 TV를 보는 것보다 집회에 나와서 친구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춤도 추니까 좋다”면서 “많은 잘못을 저지른 대통령 퇴진을 위해 다음 번엔 더 많은 친구들을 데려오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경남 거창에서 광주촛불집회에 온 거창평화교회 전기호 목사가 “올해엔 한반도에 평화가 오기를 기원한다”면서 ‘가보고 싶어’를 부르고 있다.
경남 거창에서 온 거창 평화교회 전기호 목사는 “할아버지·아버지의 고향이 황해도인데 박근혜의 엉뚱한 짓으로 남북평화를 막아버렸다”고 비판한 후 ‘가보고 싶어’ 등의 노래를 열창했다.
이어 본격 펼쳐진 문화행사엔 단골로 나오는 촛불가수, 민요가수, 연주가 등이 나왔고, 참가 시민들과 이들과 함께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며 노래를 부르며 춤을 췄다.
민요가수 진달래씨는 “민요를 부르는 사람으로는 처음으로 왔다”면서 ‘꽃타령’ 등 수곡을 불러 환호를 받았다.
바이얼리니스트 강명진씨는 경기민요 ‘아리랑’을 들려줬고, 촛불가수 주권기씨는 ‘붉은 노을’, 김성훈씨는 ‘아름다운 구속’, 민요가수 진달래는 ‘꽃타령’을 힘차게 불렀다. 마지막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집회를 마감했다. 거리에는 박근혜 퇴진 서명운동, 헌법재판관들에게 보내는 연하장 쓰기, 최순실 일가 불법재산환수법 제정촉구 서명운동 등이 함께 펼쳐졌다.
광주 남구 진월동에서 온 박모씨 부부가 아이들을 품에 안은채 차가운 금남로 거리에 앉아 있다.
참가자들 가운데 앉아있던 장휘국 교육감은 “정부가 계속 국정교과서를 도입하려고 연구학교 지정 등 꼼수를 부르고 있는데 광주엔 단 한 곳 학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조만감 그들이 만든 국정교과서는 인쇄도 되지못한 상태로 폐기처분 될 것”이라고 말해 환호를 받았다.
유아 2명을 보듬고 함께 집회에 나온 박모씨(43) 부부는 “날씨가 추워 참가자가 줄어들까봐 온 가족이 나왔다”면서 “우리 아이들이 이처럼 험한 세상을 보지않도록 하기 위해 매주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