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0일 네이버가 개발한 PC용 웹 브라우저 ‘웨일’의 2차 베타 테스트 신청 기간이 마감됐습니다. 작년 12월 1일 시작된 1차 베타테스트는 신청자가 몰려 조기에 마감이 되었는데요 이번에는 기간 내에 테스트를 신청해 초대 코드를 받아 볼 수 있었습니다. 1월 30일 현재까지 8차 업데이트가 이루어진 웨일, 다른 브라우저와 어떤 점이 다를까요? 직접 사용해봤습니다.
■ 하나의 창에서 한 눈에,‘스페이스’
네이버 웨일이 다른 브라우저와의 차별점을 강조하고 있는 부분은 ‘옴니태스킹’입니다. 웨일은 몇가지 기능을 통해 ‘옴니태스킹’환경을 제공한다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그중 가장 돋보일 만한 기능은 스페이스 일 것 같습니다. 스페이스는 브라우저를 2분할해 왼쪽에 띄워놓은 페이지의 링크를 오른쪽에서 열리게 하는 기능인데요. 모니터의 크기는 커지고, 2대의 모니터를 연결해 사용하는 듀얼모니터 사용자도 많아진 요즘, 이런 기능이 왜 필요했을까요? 아마도 최근 몇 년 간의 UI 트렌드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경향비즈의 마켓비즈를 클릭하면 오른쪽 화면에 마켓비즈 페이지가 노출됩니다
스페이스는 링크가 복잡하거나 많은 페이지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웹사이트 게시판을 생각해 보시면 조금 더 쉽게 답을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여러개의 링크를 순서대로 클릭해 보려면 링크를 클릭해 페이지 이동을 하고, 다시 이전 화면으로 돌아와 새로운 링크를 클릭해야 합니다. 사실, 이런 과정은 복잡합니다. 때문에 이전으로 가기를 마우스 제스처로 간단하게 줄이는 브라우저가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모바일의 영향으로 타임라인 사이트가 많아졌습니다. 타임라인 사이트에서 이전으로 가는 것은 조금 더 귀찮은 일입니다.
게시판 리스트의 하단에 1,2,3,4 라는 링크가 붙었던 기본적인 게시판에서는 이전으로 돌아가면 가장 마지막에 보았던 리스트를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더보기 기능이나 타임라인을 제공하는 게시판은 그렇지 않습니다. 더보기를 5번 클릭해 겨우 찾은 게시물을 보고 이전으로 돌아갔더니 리스트가 초기화 되었던 경험, 혹시 있으신가요? 저는 있습니다. 그래서 더보기 기능이나 타임라인이 있는 페이지에서는 새 탭을 이용해 링크를 열었는데요. 새 탭을 여는 것은 이전으로 가기 버튼을 누르는 것 보다 조금 더 수고스럽습니다. 스페이스 기능은 이렇게 새 탭을 여는 수고를 덜어줍니다.
편리한 기능이지만,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웹페이지가 창 크기에 맞춰지지 않아 화면이 작은 모니터에서는 스크롤을 자주 이동해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다행이 분할된 창의 크기 조절이 가능하네요. 창의 크기를 조절해가며 리스트를 보시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물론, 새 탭을 여는 수고와 스크롤을 이동하는 수고 중 어떤것이 더 고된지에 대한 개인적 차이는 존재할 것 같습니다.
■ 조금 더 똑똑해진 ‘번역’하지만…
보다 자연스러운 번역으로 화제가 되었던 ‘파파고’, 웨일에도 ‘파파고’의 번역 기능이 담겼습니다. 웨일은 브라우저계의 강자인 ‘크롬’에도 뒤지지 않는 번역기능을 제공합니다.
왼쪽 크롬, 오른쪽 웨일
크롬과, 웨일을 통해 동일한 일본어 페이지를 번역해 봤습니다. 일본어 사이트는 두 브라우저가 해석에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비슷한 수준의 번역을 하고 있는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웨일이 조금 더 쉬운 번역을 한다고 느꼈지만, 단어마다 차이가 심해 정확한 우열은 가릴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언어들은 어땠을까요?
왼쪽 크롬, 오른쪽 웨일
대표적인 영문 사이트인 뉴욕타임즈의 메인페이지를 각 브라우저로 번역해 봤습니다. 오른쪽의 웨일은 헤드라인을 번역하지 못했네요. 크롬이 번역한 제목은 트럼프의 ‘이민자 확산을 막는 트러스트의 이민법’ 이었습니다.
위 크롬 아래 웨일
신화 통신의 기사를 번역해 봤습니다. ‘농민공들은 가정의 기둥이자 국가의 중추다’ 한 문장만 자연스럽게 번역이 되었네요. 가장 최근의 8차 업데이트에서 중국어 인식 기능을 개선했다는것 치고는 실망스러운 번역입니다. 처음에 번역기능을 사용했던 일본어 사이트에서 크롬보다 조금 더 편한 번역을 했던 웨일에 많은 기대를 했었는데… 역시 아직까지 브라우저에서 100% 완벽한 번역을 바라는 것은 무리인가 봅니다. 그러나 타오바오, 알리익스프레스 등의 해외 쇼핑몰 사이트나, 간단한 블로그 게시물 등의 페이지 번역은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는 정도입니다. 단어가 짧을수록 번역이 쉬워지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죠.
결과적으로 웨일의 페이지 번역기능은 크롬보다 조금 못했지만, 페이지를 번역하는 것이 아닌 일부의 문장 번역이라면 그 실력은 훨씬 더 뛰어납니다.
위는 페이지 번역, 아래는 문장을 드래그해 직접 파파고로 번역한 결과
확연한 차이점을 느낄 수 있죠, 페이지 자동 번역보다는 불편하지만 파파고 번역을 사용한다면 알아들을 수 있는 번역결과를 제공합니다. 페이지 번역 전체에 파파고 서비스를 적용한다면 좋았을텐데, 파파고 서비스를 확장 프로그램처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은 조금 아쉽네요.
그래도 웨일에는 크롬보다 한수 위인 기능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미지 속의 텍스트를 번역하는 기능인데요. 이 기능은 쇼핑몰 사이트에서 특히 유용합니다. 대부분의 쇼핑몰 사이트에서는 제품 상세설명을 이미지로 보여주기 때문이죠
이미지 위에서 마우스 우클릭을 하면 ‘이미지 안에 있는 글자 번역’이 나타납니다. 클릭을 하고 글자 영역을 선택하면 번역이 되는데요 참 간단합니다. 지나치게 넓은 부분을 선택할 경우 인식률이 떨어지지만, 상품설명을 보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단, 모든 이미지에 있는 글자의 번역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지 안에 있는 글자 번역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많은 사이트를 찾아다녔는데, 타오바오에서만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조금 아쉬운 기능이지만 아직 웨일은 베타서비스 중이니까요. 정식 출시시 얼마나 많은 사이트의 이미지 번역을 지원하느냐에 따라 파급력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당히 편한 기능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 간편한 경험 ‘사이드 바’
웨일에서는 웹 서핑에 필요한 각종 도구들을 페이지 이동 없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기능은 이미 많은 브라우저에서 기본기능이거나 확장프로그램을 통해 제공하고 있는 기능이기도 합니다. 사이드 바에서 음악플레이어를 재생시킬 수 있는 기능은 처음 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티켓팅에 유용하다는 서버시간 확인, 검색기능 등은 사실 새로운 기능이라고 볼 수 없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웨일의 UI는 사용하기 편하고, 가볍습니다.
사이드바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기능은 검색기능인 ‘퀵 서치’입니다. 검색은 새로운 기능은 아닙니다. 그러나 웨일은 브라우저 내에서의 검색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사이드 탭 창에서 네이버 모바일 검색 결과를 노출합니다. 또한 새로고침, 이전화면, 맨 위로 이동 등의 기능도 퀵 서치 내에서 제공합니다.
결국 ‘퀵 서치’ 기능은 브라우저 안의 미니 모바일 브라우저라고 볼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퀵 서치 내에서는 모바일 페이지를 우선적으로 노출하기 때문입니다. 위의 캡쳐 화면은, 네이버에서 경향비즈를 검색해, 링크를 클릭한 결과입니다. 경향비즈는 PC 사이트가 있음에도 모바일 사이트가 노출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모바일 전용 페이지가 없는 검색 결과는 pc화면으로 노출됩니다.
간단한 기능이지만 모바일 페이지와, 웹페이지를 동시에 봐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편리한 기능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단점 역시 존재합니다. 웨일이 네이버의 브라우저인 만큼 ‘퀵 서치’기능에서는 네이버 검색결과만 노출합니다. 결국 네이버에 검색되지 않는 모바일 페이지에 접근하는 것은 어려울 수 밖에 없는데요. 검색 기능에 충실하다면 충실한 것이겠지만 아쉬운 느낌은 듭니다. 사이드바에서는 모바일 페이지를 추가할 수 있지만 북마크 서비스에 가깝습니다. 주소를 직접 입력해 접속하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이 기능은 미니 브라우저 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네이버 웨일의 몇 가지 기능들을 살펴봤습니다. 대단히 혁신적이라고 하진 못하겠지만 브라우저가 제공하는 소소한 기능들이 국내 사용자에 특화되었다는 인상은 받을 수 있었습니다. 서브 브라우저로 사용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네이버 서비스를 많이 사용하는 사용자거나, 크롬을 사용하지 않았던 사용자라면 설치해 대표 브라우저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크롬을 사용하지 않았던 사용자라면 설치해 대표 브라우저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설명을 붙인 이유는 웨일이 크롬을 닮았기 때문입니다. 웨일은 네이버 자체 엔진인 ‘슬링’과 구글의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크로뮴’ 기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실제로 사용하면서도 크롬과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때문에 이미 크롬을 설치해 대표 브라우저로 사용하고 있는 사용자가 ‘웨일’을 대표 브라우저로 사용할지의 여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네이버가 웨일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이상, 공식 버전이 나올 때 까지는 조금 더 기다려 봐도 되지 않을까요?
결국 모든 브라우저가 그렇듯 얼마나 속도를 높이고 완성도를 높이는지에 따라 웨일의 성공 여부가 갈릴 것 입니다. 기대가 되는 브라우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