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주의 한 성당에서 혼자 기도하던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중국인 천궈루이(51)는 오로지 범행을 위해 제주를 찾았고 철저하게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제주시의 한 성당에서 혼자 기도하던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중국인이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제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허일승 부장판사)는 16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중국인 천궈루이(51)에 대해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천씨는 지난해 9월 17일 오전 8시 45분쯤 제주시 모 성당에서 기도 중인 김모씨(61·여)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김씨는 사고 다음 날 오전 병원 치료 중 과다출혈로 숨졌다.
검찰 조사 결과 천씨는 5~6년 전부터 망상장애 등의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중국정부가 자신의 머릿속에 칩을 심어놓고 자신을 조종하고 신체적으로 고통을 주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천씨는 두 번의 결혼생활이 순탄하지 않았던 상황에서 생계유지에도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중 천씨는 지난해 8월 칩에 의해 고통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는 일단 중국에서 벗어나 외국에서 중한 범죄를 저질러 감옥에 감으로써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 방법이라 여겼다. 비교적 범행이 쉬운 여성을 상대로 계획을 세웠다.
천씨는 처음 일본으로 가 범행할 것을 계획했다. 하지만 비자발급이 여의치 않자 무비자 제도를 운영해 비자 없이도 손쉽게 입국할 수 있는 제주를 선택한 것이다. 천씨는 중국내 여행사를 통해 제주도행 항공편과 숙소를 예약하고 지난해 9월13일 무비자 제도를 이용해 관광객인 것처럼 제주에 입국하게 된다.
이후 천씨의 범행은 치밀하게 계획된다. 천씨는 제주에 입국한 뒤 3일째인 15일 오전 숙소 근처에서 흉기로 사용할 칼을 산 후 그날 저녁부터 범행대상을 물색했다. 성매매 업소를 방문하는가 하면 근처 주택가 사람 없는 거리에서 혼자 다니는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찾았다.
이날 적절한 범행대상을 찾지 못하자 이튿날인 16일 식칼을 가방에 넣은 후 시내를 돌아다니며 또다시 범행 대상을 찾기 시작했다. 이때부터는 예수님이나 하나님이 자신을 용서해 줄 것 같다는 이유로 교회나 성당을 하고 중심으로 범행 장소를 찾았다. 천씨는 교회에 이어 결국 범행 장소로 성당을 선택했고 오후에 2차례 방문해 범행을 계획했다.
천씨는 17일 오전 8시31분쯤 호텔을 나와 성당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천씨는 사건 직후 경찰 추적에 혼선을 주기 위해 공항으로 이동했다가 다시 서귀포시로 이동했지만 발생 7시간 만에 경찰에 의해 붙잡혔다.
천씨는 범행동기에 대해 처음 경찰 조사에서는 “이혼한 두명의 전처가 떠올라 화가 나 범행했다”, “누군가 내 머리에 칩을 심었다”고 진술했다가 검찰조사에서는 “타국의 감옥에 수감돼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으려고 범행을 저질렀다”, “자신이 신인데 2030년에 인류가 멸망할 것으로 보았고 이에 감옥에서 어떤 문을 만들어 사람들을 데리고 지구를 탈출하기 위해 범행했다”며 일관성이 없고 비합리적인 진술을 했다.
천씨에 대한 정신감정 결과 “망상적 사고가 신념 수준으로 확고하게 체계화 공고화돼 있으며 신체망상까지 동반하고 있다. 피해망상, 관계망상, 불안정한 정서, 충동조절의 능력 저하, 판단력 저하 등의 정신 증세를 보이고 있다.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이 나왔다.
앞서 지난 9일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천씨가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 사망 이후에도 여전히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