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말로 회계연도가 종료된 상장기업들의 실적발표가 한창이다. 예상보다 실적이 잘 나와서 주가 또한 잘 올라가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반대의 결과가 나와서 울상을 짓는 주주들도 있다.
외부 회계감사가 아직 마무리된 곳이 많지 않은 관계로 전자공시시스템(DART)에는 확정실적보다는 대부분 잠정실적이 발표되고 있다. 잠정실적은 2016년의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중요 수치를 보여주고 전기 대비하여 어느 정도 증가하고 감소했는지 금액과 비율을 공시하는 정도이다. 매출액과 이익 모두 전년도보다 증가하면 좋지만, 매출액은 증가했는데 영업이익은 감소하든가, 영업이익은 증가했는데 당기순이익이 감소하는 등 다양한 경우들이 많아서 해석에 있어서 주의를 요한다.
제조업 같은 경우에 매출액이 늘어났다면 판매량이 증가했을 것이고 판매가격이 유지되거나 올라가는 상황일 것이다. 서비스기업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통신기업의 매출액이 증가했다면 가입자 수가 늘어났거나 고객의 평균 통신요금이 증가했을 것이다. 더 자세한 분석을 하려면 3월 말까지 공시되는 사업보고서에서 주요 제품의 판매가격 정보와 경영성과에 대한 기업의 분석자료 등을 활용해야 한다.
매출액이 늘어나면 영업이익이 증가할 가능성은 더욱 높다. 영업이익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와 판매비와 관리비를 차감해서 계산하는 값으로 회사 본연의 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의미한다. 매출액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매출원가와 판매비와 관리비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지 않는 이상 영업이익은 늘어날 것이다.
오히려 매출액은 감소했는데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되는 경우도 있다. 정유사 3사가 이런 경우에 해당되는데 2016년의 매출액은 2015년에 비해 감소했는데 영업이익은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영업활동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원재료인 원유와 납사 등의 가격이 크게 떨어진 관계로 매출원가가 많이 작아진 것이고 이에 따라 영업이익이 급증했다.
한편 2015년에 약 380%의 당기순이익 급증을 기록했던 한국전력공사의 2016년 잠정실적 공시를 보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소폭 증가했는데, 당기순이익은 무려 47%나 감소했다. 즉 2015년에 당기순이익이 10조원 이상 증가했는데, 2016년에 도로 6조원 이상이 감소한 것이다. 어찌된 일일까? 회사의 내용을 모르고 숫자만 본다면 어닝 쇼크라고 단정지을 수 있겠지만, 예전부터 회사의 사업보고서를 봐왔던 사람이라면 이 정도 수치 감소는 당연하다고 말할 것이다
한전의 2015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사이에 기타이익으로 8조원 이상의 금액이 들어 있다. 이 이익은 바로 한전이 서울 삼성동 본사 토지와 건물을 현대자동차그룹에 매각하면서 발생한 차익을 의미한다. 만약에 한전이 부동산 판매를 본연의 영업활동으로 삼았다면 토지와 건물의 매각에서 발생한 수익을 매출액으로 잡았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다 알다시피 한전의 주요 사업은 부동산 판매가 아닌 전력자원의 발전 및 송전 등이고 여기서 발생되는 수익만 매출액으로 인식한다.
이렇게 회사의 영업활동과 관련 없이 발생되는 수익 또는 비용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사이에 기타이익 및 기타비용 등으로 표시한다. 한전이 삼성동의 토지, 건물 규모의 부동산을 2016년에 또 매각할 가능성은 0%였기 때문에 2016년의 당기순이익 감소는 당연한 결과이다.
이와 같이 1회성 기타이익으로 인해 막대한 당기순이익을 냈다가 다시 줄어드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영업이익을 잘 내는 기업이라도 매년 막대한 기타비용 등으로 인해 당기순손실을 계속 기록하는 경우도 있는데 대한항공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저유가와 여행객 증가에 따라 3년째 영업이익은 많이 올리는데 막대한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과 외화 관련 손실 등으로 인해 같은 기간 계속 당기순손실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경영환경에 따라 회사의 손익계산서 모양도 매년 달라진다. 그렇다고 어려워지거나 예측 불가능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관심 있는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자주 들여다보고 분석하다 보면 외부 정보이용자라고 해도 추정과 예상이 가능하다. 이참에 사업보고서와 친숙해지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