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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투 4년…남은 건 대기업·최순실 봐주기 의혹

입력 2017.02.28 18:03

수정 2017.02.28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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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투자활성화 내세워 기업 규제완화 도구로 삼아

국정농단 세력의 민원 통로란 오명을 얻은 정부의 무역투자진흥회의(이하 무투회의)가 지난 27일을 끝으로 사실상 종료됐다. 무투회의는 박근혜 정부가 투자활성화의 기치를 내걸고 시작했으나, 회의에서 나온 정책들이 최순실씨와 연관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안건을 조정하는 기획재정부는 ‘최순실 예산’ 의혹까지 겹치며 ‘기획순실부’란 조롱까지 들어야 했다.

하지만 무투회의에서 불거진 의혹들은 박영수 특검의 수사가 28일로 마무리되며 진실 규명이 힘들어졌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정부의 규제 완화 방식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차병원에서 CJ까지…각종 의혹들

무투회의에서 결정된 정책들은 국정농단 의혹이 드러난 뒤 끊임없이 논란에 시달렸다. 지난해 2월 열린 9차 회의에서는 바이오·헬스 산업 규제를 대거 완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는데, 이들 다수는 최씨와 밀접한 것으로 알려진 차병원그룹의 사업과 직간접적 관련이 있었다. 또 지난해 7월 10차 회의에서 나온 ‘K-컬처밸리’ 사업은 CJ그룹이 추진했으나 배경에 차은택씨가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정부는 해당 사업 부지 내 공유지 사용을 허가하기 위해 관련 법령까지 개정했다.

‘K스포츠클럽 지원 확대’, ‘체육시설 임대 한도 확대’ 등 9·10차 회의에서 연달아 나온 스포츠산업 활성화 대책들도 최씨 본인이나 조카 장시호씨에게 수혜를 줄 수 있는 사업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9차 회의에서 나온 ‘대학 해외진출 활성화’는 최씨와 밀접한 것으로 알려진 이화여대가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이 같은 의혹에 대한 규명은 이뤄지지 않았다. 특검의 수사기간 제약 등으로 차병원이나 CJ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는 진행되지 않았고 나머지 문제들도 의혹 수준에서 멈춘 상태다. 다만 K스포츠클럽 사업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통해 이용된 정황이 재판을 통해 밝혀졌다.

■ 관료들 “최순실 개입은 ‘설’에 가깝다”

기재부 등 관련 부처들은 여러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는 최근 브리핑에서 “(무투회의의) 과제를 선정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거나 투명하지 않았던 것은 없다”고 밝혔다. 다른 기재부 관계자는 “(비선 실세 개입은) 언론이 말하는 것이지,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흔히 이야기하는 ‘설’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규제 완화 안건을 선정하는 절차에는 문제가 없었으며, 만약 외부적인 입김이 있었어도 추진과정에서는 알 방도가 없다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규제 해소와 관련된 건의가 오면, 반대 의견 등 그와 관련된 의견들을 최대한 듣고 몇 달간 중재·타협 과정을 거친다”며 “외부의 입김 여부 등을 알아채기 힘들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뒷거래가 있으면 안되겠지만 필요한 분야라면 어쨌든 규제를 완화해주려 노력했다”면서 “결론적으로 특정 회사가 혜택을 받는다고 규제 완화를 안 하기에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 “기업 위한 규제 완화, 이용될 가능성”

학계에서는 무투회의로 대표되는 박근혜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이 그 특성상 오용될 가능성이 높았다고 지적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기업 민원을 들어주고 산업의 역군이 되길 독려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방식에 가깝다”며 “이 때문에 기업들과의 부적절한 관계만 형성했고, 이를 빌미로 대통령과 그 주변인들이 수혜를 보고, 대기업들의 경영 판단까지 개입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규제 문제를 대하는 박근혜 정부의 기본적인 시각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최근에는 정부가 기업에 직접 지원금을 주는 일들이 줄어들다 보니 규제 완화를 통한 혜택 제공이 기업들에 가장 큰 ‘보따리’로 부상했다”면서 “규제 문제를 공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데, 기업활동을 쉽게 해준다며 오직 완화에 접근하니 이용될 가능성이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규제 완화를 오용하지 못하게 하려면 국회의 견제가 필요하지만 법 개정 사항이 아니라면 국회가 손을 댈 수 없다는 점도 구조적 문제로 지적된다. 그렇다 보니 정책 청문회나 언론, 시민단체에만 의지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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