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3시 서울 청계광장에서는 범페미네트워크가 주관하는 ‘페미답게 쭉쭉간다’라는 페미니즘 문화제가 열렸다. | 김원진 기자
“페미답게 쭉쭉간다.”
19번째 촛불집회가 열리는 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주변에서는 오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곳곳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3시 서울 청계광장에서는 범페미네트워크가 주관하는 ‘페미답게 쭉쭉간다’라는 페미니즘 문화제가 열렸다. 오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이다. 참가자들은 ‘낙태죄를 폐지하라’ ‘모두에게 기본소득을’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동일노동 동일임금 동일민낯’ ‘생리대가 참 비싸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엄세진 페미니즘 액션그룹 ‘강남역 10번 출구’ 활동가는 “페미니스트 20~30대가 모여서 행사를 기획했다. 기성세대와 같이 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끼리 모여서 하는 것도 또 다른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라며 “1980~1990년대 출생들이 취업도 안돼고, 데이트폭력을 당하고, 배운 것과 간극이 크다”라며 “같이 공부하고 노력하자는 의미에서 젊은 여자끼리 모인 것”이라고 했다.
4일 오후 3시 서울 청계광장에서는 범페미네트워크가 주관하는 ‘페미답게 쭉쭉간다’라는 페미니즘 문화제가 열렸다. | 김원진 기자
‘브라 보관소’도 등장했다. ‘누구를 위한 물건인지 모를 갑갑한 브래지어 대신 오늘 하루만큼은 ’페미답게‘ 노브라로 놀아보자’는 취지이다. 자신이 경험한 여성혐오 관련 상황이나 발언을 송판에 적은 뒤 이를 격파하는 행사도 진행됐다. 한쪽에서는 여성주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피임사전’도 판매했다. 가수 슬릭이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렀다. 이들은 행사를 마치고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참가한다.
4일 오후 3시 서울 청계광장에서는 범페미네트워크가 주관하는 ‘페미답게 쭉쭉간다’라는 페미니즘 문화제가 열렸다. | 김원진 기자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이날 오후 4시30분 서울 광화문광장 북단 무대에서 ‘우리가 민주주의를 구한다’는 주제로 여성대회를 열었다. 앞서 오후 1시에는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2017 페미니스트 광장’행사를 열었다. 이들은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이다” “성별 임금 격차 해소하자” “여성 대표성을 강화하자”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자” “낙태죄를 폐지하자” 등을 주장했다.
백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여성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우리 사회에서 가장 빈곤하고 나쁜 일자리로 내몰려 왔다. 임금과 정치적 대표성에서도, 성별 격차가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라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폭력 피해자가 되고 멸시의 대상이 돼왔고 정부는 여성을 출산의 도구로만 여긴다”고 했다. 그러면서 “절반의 여성이 고통받는 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 할 수 없다”라며 “성소수자, 이주민,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실질적인 자유와 평등 누릴 수 있는 민주주의, 여성들이 동등한 주체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민주주의가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진보의 길”이라고 밝혔다.
백 상임대표는 “박근혜 구속, 황교안 사퇴, 헌재 탄핵 인용 등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또 여러분께 성평등 민주주의 만들어 가자고 제안한다”고 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4일 오후 4시30분 서울 광화문광장 북단 무대에서 ‘우리가 민주주의를 구한다’는 주제로 여성대회를 열었다. | 김원진 기자
이날 광화문광장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노란색 풍선이 달린 구명조끼가 등장했다. 구명조끼 앞에는 희생자들의 이름과 국화가 보였다. 구명조끼 사이사이에는 ‘박근혜를 구속하라’는 손팻말이 자리했다.
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등장한 구명조끼에 노란 풍선이 달려 있다. |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등장한 구명조끼에 노란 풍선이 달려 있다. |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영화를 패러디해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을 풍자한 포스터도 눈에 띄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을 패러디한 <근혜와의 전쟁> 포스터에는 ‘국민이고 뭐고, 줄기세포 시술받아가 폼 나게 나만 살면 되는 거 아이가?’라는 문구가 담겼다.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을 풍자하는 포스터를 보고 사진을 찍고 있다. |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있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풍자 포스터. | 김원진 기자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오후 6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없는 3월, 그래야 봄이다! 헌재 탄핵 인용·박근혜 구속·황교안 퇴진 19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를 연다. 청와대·헌법재판소 방향으로 행진도 진행된다.